[매경닷컴 MK스포츠(논현동) 서민교 기자] 김영기(78) 한국농구연맹(KBL) 고문이 KBL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뒤 개혁을 선포했다.
김영기 고문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KBL 임시총회에서 재적 회원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얻어 제8대 KBL 총재로 당선됐다.
↑ 김영기 KBL 신임 총재가 그동안 궤도에서 빗나갔던 프로농구를 명작으로 다시 돌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사진=KBL 제공 |
이날 당선 직후 KBL센터를 직접 찾은 김영기 신임 총재는 “꼭 10년 전에 이 건물을 마련해주고 떠났는데, 다시 들어오니 감회가 새롭다”며 “어쩌면 제 나이를 보면 이 자리에 다시 서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김인규 전 KBS 사장이 더 낫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총재는 “다시 이렇게 부름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개혁이 필요할 때라고 하더라. 그건 분명하다”며 “처음 프로농구가 시작할 땐 공중파 중계를 할 때였다. 점점 헤드라인에서도 작아지더라. 그래서 한선교 총재와 매번 싸움을 했다. 잘 좀 이끌어 달라고 했었다”고 말을 이었다.
김 총재는 프로농구의 질적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총재는 “방송과 신문을 억지로 끌어들일 수 없지 않나. 농구의 상품, 본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구의 3대 재미 요소가 있다. 빠른 속도전과 정밀하고 기계적인 플레이, 폭발적인 플레이는 쾌감을 준다. 이걸 제대로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프로농구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김 총재는 “그동안 농구라는 명작이 나오게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농구를 졸작으로 만들고 있다”며 “프로농구 초창기 인기가 많았을 때처럼 명작, 명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총재는 심판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김 총재는 “심판 문제는 심각하다. 생존하기 위해 우유부단한 판정을 내린다. 심판도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농구를 재밌게 이끌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 프로농구를 망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심판에 있다”며 “예를 들어 감독이 심판한테 ‘야, 이리와 봐’라고 해도 심판이 테크니컬 파울을 주지 않는다. 당연히 불어야 할 휘슬을 불지 않는다. 직무 유기다. 심판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적용을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중죄에 해당한다. 이런 것을 고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앞으로 임기 동안 프로농구의 중흥을 다시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김 총재는 “프로농구 초창기에는 획기적인 수익을 올렸다. 그런 것들은 프로농구의 질을 높이게 하면 저절로 쫓아온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껏 궤도를 벗어난 부분을 바로 잡아준다면 프로농구는 무한 발전할 수 있다. 빗겨나간 프로농구를 본 궤도에 올려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총재는 “내 임기 동안 그런 계기가 마련되면 언제든지 물러나겠다”며 “단 기간 내에 기초를 새로 만들겠다. KBL 창설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면 개혁이 저절로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재밌는 농구를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를 빼주면 자연스럽게 되는 일”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힘을 줬다.
배재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김영기 KBL 신임 총재는 국가대표로 활약한 경기인 출신이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과 1964년 도쿄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한국 선수단 총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김영기 신임 총재는 대한농구협회 이사와 부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지냈다.
KBL 경험도 풍부하다. KBL 전무이사와 부총재를 거친 김영기 총재는 2002년 1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KBL 제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한선교 현 총재의 임기는 6월30일까지다. 한 달 전 차기 총재를 결정해야 하는 KBL 규정에 따라 김영기 총재의 임기는 7월1일부터 2017년 6월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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