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현재 시청률은 방송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시청층의 대중적 인기와 실제 시청률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나면서 시청률 조사에 대한 불신이 계속된 상태다. 시청률 조사 중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은 젊은 시청자들이 패널로 선정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시청률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젊은 층보다는 중년층에게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청률을 조사하는 기관은 국내에 여러 군데 존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외국계 회사를 기반으로 하고 매체들 상대로 가장 기준이 되는 시청률을 제공하는 닐슨코리아의 황성연 부장과 시청률 조사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 부장은 “패널을 선정할 때 개인 단위는 뽑지 않고 가구로만 선정한다. 가구 단위를 뽑는 이유는 PC, 모바일은 개인 매체지만 TV는 가구 매체이기 때문이다. 가구를 구성하기 위해 모집단을 선정해야 하는데 어떻게 TV를 보는지 알 수 없다. 그걸 조사하는 게 기초조사로 그것도 가구단위로 진행되다 유선 전화를 해서 국번을 나누고 가족수, TV수, 어떤 플랫폼으로 보는지 조사한다. 그 정보르 보고 패널을 뽑는다”고 설명했다.
닐슨 코리아 측에 의하면 젊은 패널을 포함시키고 싶다면 젊은 1인 가구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청률 측정 기계인 미터기를 통해 가구가 아닌 개인으로 통계를 내도 되지만 방송사는 시청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광고 판매량을 위해 가구 단위를 고집하고 있다고. 한 가구에 있는 젊은층 1명만 패널로 선정할 경우에는 한 집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보는 것은 포함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모순적이다.
“젊은 패널을 선정하고 싶으면 젊은 1인 가구를 넣으면 된다. 근데 미터기 한 대가 약 250만원이다. 이걸 개인 가구에 설정한다면 적어도 현재 받고 있는 시청률 조사 가격의 3배는 줘야 한다. 가구가 아닌 개인으로 단위를 선정하면 패널들에게 지불하는 인센티브도 바뀌어야 한다. 그럼 미터기 보상금 및 관리금이 크게 오른다. 또 다른 문제는 젊은 층을 넣으려면 젊은 가구를 찾아내야 하는데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집에 없어서 전화를 안 받는다. 휴대전화로 조사를 하게 되면 한 집에 2통의 전화가 들어가 중복이 된다.”
시청률 조사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패널은 4년을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닐슨 측은 매년 25~30%의 패널을 바꾸고 있다. 시청률 검증 위원에서 4년이라는 기준을 줬지만 닐슨은 매년 10가구를 남기고 다 바꿨다. 고착화 되면 장기 연구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패널을 선정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도 이어지고 있다.
패널에겐 통신료, 전기료에 사례금이 주어진다. 연간 8억 원 규모의 금액이 지출되며 현재 패널이 4300가구이기 때문에 한 가구당 1년에 9만원 가량의 금액을 받는다. 이들을 관리하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한 가구당 20만원 정도 들어간다. 기계지만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실시간 확인이 중요하다.
젊은 세대들이 패널에 포함되지 않은 거도 문제지만 대부분들이 방송을 TV가 아닌 다른 매개체를 통해서 시청을 하는 것도 문제다. 집에 있는 TV를 기준으로 시청률을 조사하는 닐슨의 시청률이 내려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TV는 집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건데 젊은 층은 집에 일찍 들어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여유롭게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TV 시청률이 달라진다.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없는 불경기나, 스포츠 빅 이벤트, 심지어 택시가 파업을 해도 시청률이 오른다. 총 시청량을 보면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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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DMB로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고 VOD 서비스로 밀린 드라마를 다운 받아서 시청한다. 심지어 못 본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앱도 등장했다. 이렇기에 젊은 층이 방송을 보는 방법을 시청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황 부장은 실제로 적용시키기엔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들 다른 방법으로 TV를 시청한다곤 하는데 돈을 들여야 한다면 방송을 안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불법의 온상이 너무 크고 그래서 조사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무료로 볼 수 있는 DMB의 시청량은 어마 어마 하지만 불법 이용량이 많다. 그리고 아직까지 TV 만큼의 폭발력이 없다. 물론 TV에 벗어나 맛을 들인 시청자들은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에 만족을 느끼지만 대부분이 불법을 이용한다. 저희도 DMB나 영상 다운로드를 시청률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해봤지만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불법의 영역을 조사하려면 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다. 방송사도, 심지어 휴대폰 제조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정작 도움을 주는 쪽은 없다. 만들어 보라곤 하는데 논의된 것은 없는 상태다.”
또 다른 의구심을 갖는 부분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 채널의 시청률 수치 단위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종편에선 지상파 시청률을 뛰어 넘었다고 말하고 지상파는 시청률 측정하는 기준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프로그램별로 나뉘어서 측정이 가능하지만 케이블 채널은 아예 채널 전체의 시청률만 공개된다.
이에 황 부장은 “시청률을 측정할 때 프로그램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알아야 한다. 근데 방송사에선 편성표대로 운영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력이 동원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케이블 채널도 일일이 시간을 체크하려면 대량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 때 비용이 발생한다. 그 부분은 무상으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간혹 케이블 프로그램 중 시청률을 공개하는 방송들이 있는데 그건 따로 제안을 해 모니터링을 한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률 플랫폼은 지상파 직접 수신, 스카이 라이프, 케이블 채널, IPTV로 나눠진다. 시청률이라는 게 비율이기 때문에 분자, 분모가 존재하는데 지상파는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를 모집단으로 둔다. 그래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시청률이 나온다. 반면 종편은 케이블 유료방송 가입가구를 분모로 놓는다. 지상파 채널까지 모두 포함시키면 분모가 커지면서 당연히 시청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어떤 조건으로 모집단을 모으냐에 따라 달라져 단순 비교가 불가하다. 직접 비교를 하고 싶다면 차라리 시청률 가구수라는 숫자로 하면 된다. 그건 절대치이기 때문에 비교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볼 수 있는 모든 매체를 통합해서 시청률을 측정해야 한다는 얘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된 게 없는 상태다. DMB나 N 스크린 서비스, VOD 등을 통해 아무런 제약 없이 방송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불법을 거둬내면 시청률에 영향력을 주기엔 적은 수치만 나온다는 결론이다.
“방송사들은 스스로의 종속성을 깨버렸다. DMB나 VOD에 워터마크라도 박아서 경로를 추적해야 했다. 이제라도 불법 사이트를 잡아내고 선순환 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방송사 뿐만 아니라 광고사, 휴대폰 제조사, 광고 대행사 등 한꺼번에 참여해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