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2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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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구조조정을 위해 매물로 나온 동양파워가 예상 밖의 상한가다. 지난해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동양파워 인수전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흥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예비입찰을 앞둔 동양파워 인수전에 LOI를 제출한 후보는 모두 8곳이다. 포스코에너지, SK가스,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한화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 인수·합병(M&A) 시장 '큰 손' 건설·발전사들이 대거 인수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동양파워 인기를 급상승시킨 가장 큰 요인은 매각가격이다. 지난해 동양파워가 매물로 등장할 당시 그룹 내부에서 평가한 매각가격은 1조원이었다. 석탄화력발전사업권을 감안해도 5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장부가치와 평가가치 간 괴리가 컸다.
그러나 재등장한 동양파워의 예상 매각가는 크게 떨어졌다. 현재 동양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는 매각가격을 3000억원 전후로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그룹이 동양파일 매각을 통해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로 끌어모으려다 보니 기업가치에 맞지 않는 가격을 부른 것"이라며 "매각 실패 경험과 동양파일 대주주인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현실적으로 매각이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양시멘트는 동양파워, 동양파일 등 보유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들어오는 자금을 회생 채권 변제에 사용할 계획이다.
매각 환경도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 그룹이 해체되기 직전이던 첫 매각 시도 때와 달리 현재 (주)동양·동양시멘트 등 주요 계열사 5곳 중 동양레저를 제외한 4곳이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는 등 구조조정에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 딜에 참여 중인 포스코에너지가 가격 및 그룹 리스크가 완화된 동양파워에 인수에 참여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발전소 설립에 걸림돌로 꼽히는 환경오염 이슈와 지역민과의 갈등 요인이 미미한 것도 동양파워의 인수 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척화력발전소 부지는 바다와 거리가 먼 멀어 개발비용이 더 들어가는 반면 민간거주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민원 이슈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모회사인 동양시멘트가 삼척 지역 경제와 수십년을 함께 해 온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에 따르면 동양파워는 현재 석탄재 처리시설을 짓기 위해 동양시멘트와 시멘트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2020년 이후 상업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삼척발전소의 건립 후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3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투자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으로 순이익은 영업이익의 절반에 못 미칠 전망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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