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가 8888, 1004처럼 한번 듣고도 저절로 기억하게 되는 휴대전화 번호가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황금번호'라고도 불리는 이들 번호의 프리미엄이 억 단위를 호가할 정도입니다.
보도에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휴대전화 번호를 거래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
얼핏 봐도 외우기 쉬운 번호가 줄줄이 나열돼 있고, 옆에는 판매가격이 붙어 있습니다.
수백만 원은 기본, 어떤 번호는 1억 2천만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황금번호 판매중개자
- "송금하고 판매자 처리 완료되면 돈을 보관하고 있다가 수수료 빼고 전해 드려요."
이삿짐 업체를 연상시키는 2424를 비롯해 같은 번호가 되풀이되는 대리운전 번호는 매출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웃돈이 붙어 거래됩니다.
▶ 인터뷰(☎) : 황금번호 판매자
- "거기 올려놓은 건 제가 다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국가자산인 휴대전화 번호는 국가가 소유권을 갖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 "따라서 투기나 영리 목적으로 번호를 사고파는 게 금지돼 있고, 이동통신사는 어떤 번호도 조건 없이 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 간 거래를 규제하는 조항이 빠져 있다 보니 단속이 안 되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창식 / 새누리당 의원
- "번호를 모아서 판매하는 행위를 그동안 법적으로 조치하기 애매하게 돼 있는 거죠."
허술한 법 규정이 지속되는 동안 황금번호의 가치는 말 그대로 황금 값이 돼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