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장 안에 든 알약을 통째로 삼켰다가 내장에 큰 상처를 입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많은 약을 한꺼번에 먹을 일이 많은 고령층에서 이런 일이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일흔여덟 살인 김낙숙 할머니.
2011년 8월의 어느 저녁, 관절염과 위장약, 간장약 13알을 물과 함께 한꺼번에 삼켰다가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포장을 뜯지 않은 알약을 실수로 삼킨 겁니다.
▶ 인터뷰 : 김낙숙(78세)
- "먹고 물을 마셨더니 여기가 탁 찔려요. (밤) 12시에 (내시경 시술을) 시작했는데 1시 30분에야 잡아서 그게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김 할머니처럼 포장지를 뜯지 않고 약을 삼키거나 포장지 뒷면의 얇은 알루미늄 박이 딸려 나와 목 안으로 들어간 사례는 지난 3년간 70건에 달합니다.
각종 질병으로 다량의 약을 먹을 일이 많은 50대 이상이 전체의 70%를 차지했습니다.
약 포장재는 모서리가 날카로워 내장에 큰 상처를 입히고 패혈증 같은 합병증도 유발합니다.
이런 문제의 중요한 원인은 국내 알약 포장재가 한 알씩 쉽게 분리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제약업계는 1999년부터 세로 또는 가로로만 자르는 선을 만들어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하정철 /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
- "일본처럼 가로나 세로 한쪽으로만 절취선을 주게 되면 낱알 단위로는 안 떨어지는 거죠. 포장재 전체를 삼킬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소비자원은 알약을 삼키고 찌르는 듯한 고통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 등 긴급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