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조민국 울산 감독은 지난 18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두 가지 패(霸)를 보여줬다. 하나는 전반보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위해 김신욱을 조커로 가용하겠다는 것이다.
↑ 후반 승부수를 뛰우겠다는 조민국 감독이었고, 그 계산대로 울산은 후반 들어 공격력이 살아났다. 그렇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건 귀저우였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
그렇다고 모두 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울산은 지난 16일 경남전과 비교해 허리라인을 모두 교체했다. 최태욱, 박동혁, 안진범, 김용태가 미드필드를 형성했다. 김신욱의 파트너도 하피냐가 아닌 유준수였다. 타이트한 일정에 따른 주축 선수들의 피로 누적을 고려한 점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귀저우를 무너뜨리기 위해 조커 카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리고 조민국 감독의 이 작전은 86분까지 성공이었다. 전반 내내 답답한 공격을 펼친 울산이었는데, 후반 8분 하피냐가 투입되면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골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것도 하피냐였다.
하피냐는 3분 뒤 순지하이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서 골키퍼를 제치고 정확하게 차 넣었다. 하피냐의 시즌 첫 골. 그리고 조민국 감독의 용병술 성공이었다.
조민국 감독은 1골로 만족하지 못했다. 김민균, 까이끼 등 공격 자원을 잇달아 교체 투입했다. 추가 득점으로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였다. 이들의 투입으로 울산의 측면 공격은 더욱 활발해졌고, 고립됐던 김신욱도 살아났다.
그러나 계산하지 못한 게 있었는데 귀저우 골키퍼 장리에의 슈퍼세이브였다. 장리에는 신들린 선방으로 김신욱의 잇단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후반 22분과 후반 27분, 후반 34분, 후반 35분 등 4번의 슈팅 가운데 하나라도 추가골로 이어졌다면, 울산의 낙승으로 끝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게 모두 막히면서 불안한 그림자가 울산에게 드리워졌다.
결국 후반 42분 귀
울산의 후반 공격은 시원시원했다. 전반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렇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건 울산이 아닌 귀저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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