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이 넘는 세월을 기다렸던 82명의 이산가족들이 어제(20일)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오늘(21일)은 좀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고, 침대에 누워.
함박눈을 뚫고 온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이 하나 둘 행사장에 들어섭니다.
60여 년만에 다시 만난 동생이 낯설 법도 하지만 이내 눈물이 터집니다.
▶ 인터뷰 : 허경옥 / 남측 상봉 가족 (86세)
- "난 진짜로 만나는건가, 그리고 가서 이름부터 불러봐야겠다고…"
아이들은 장성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건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긴 세월 안고 살아온 상처도 조금씩 아물어 갑니다.
▶ 인터뷰 : 박흥권 / 북측 상봉 가족 (65세)
- "(제가) 딸들이 많아요."
▶ 인터뷰 : 이금자 / 남측 상봉 가족(86세)
- "딸이 많으면 어떻고, 아들이 많으면 어때. 건강하고 똑똑하면 되지."
2시간의 짧은 만남 뒤 다시 만난 가족들, 기다림의 설움은 만남의 기쁨으로 바뀌었고 서로 음식을 권하며 정을 쌓아 갑니다.
이산상봉 이틀째인 오늘(21일), 북측의 가족들은 남측 가족의 방을 찾아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취재진도, 당국자도 없는 가족들만의 시간인만큼 가슴 속 깊이 담아온 진솔한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찬과 실내 상봉 시간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쌓을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