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지 22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으며 누명을 벗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강기훈 씨 혐의의 진위를 가린 결정적인 단서는 두 차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이었습니다.
분신자살한 고 김기설 씨가 1989년에 작성한 문건입니다.
글씨에 힘이 있는 정자체입니다.
직접 쓴 이름도 선명합니다.
1991년 자살 당시 발견된 유서입니다.
역시 김 씨 이름이 적혀 있지만 필체가 부드럽습니다.
2개 문건의 작성자는 과연 다른 사람일까?
91년 국과수는 정자체 문건은 김기설 씨의 필적이고, 유서는 강기훈 씨의 필적이라고 감정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결과가 뒤집어졌습니다.
86년 강기훈 씨가 법정 출석을 거부하며 작성한 글씨체가 유서와 명백히 다르다는 겁니다.
재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유서는 강 씨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내렸습니다.
91년 당시엔 김기설 씨가 정자체만 사용한 것으로 속단해 결론을 내렸고, 당시 국과수 감정인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점도 반영됐습니다.
노트와 메모지 등에서 발견된 다양한 글씨체를 보면 김기설 씨가 유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한 겁니다.
▶ 인터뷰 : 강기훈
- "대법원이 확정 판결한 자신들의 판단, 저에게 형을 확정하고 감옥에 보내고 모든 일련의 과정이 잘못됐다는…"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22년 만에 누명을 벗긴 했지만, 과거 유죄를 선고한 사법부와 검찰은 법정에서 그 어떠한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이종호
영상편집: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