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불운에 고개 숙인 신다운(21·서울시청)이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동여맨다. 전략 종목인 쇼트트랙 1500m에서 올림픽 메달 꿈이 무산됐지만 그에겐 또 다른 카드가 남아있다. 1000m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한다.
신다운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이 악몽 같은 날이다. 1500m 준결승 레이스 중반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면서 ‘금메달 후보’다웠다. 예년보다 경쟁력이 떨어진 쇼트트랙이지만 신다운은 가장 믿음직한 카드였다. 순조롭게 결승까지 올라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4바퀴가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미끄러져 넘어졌고, 첫 금메달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악몽을 잊기엔 시간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나 계속 발목 잡힐 수는 없다. 빨리 잊어야 했고, 그렇기 위해선 다른 경기에 집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신다운(왼쪽)은 지난 10일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1000m를 통해 올림픽 첫 메달 획득과 함께 명예회복을 꿈꾸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쇼트트랙 전문가들도 신다운을 높이 평가한다. 이번 대회 1500m 금메달리스트 찰스 해믈린(캐나다), 1500m 동메달리스트 안현수(러시아명 안현수)와 함께 메달을 다툴 후보로 여기고 있다. 해외 베팅업체는 신다운이 해믈린, 안현수에 이어 동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믈린이 압도적이긴 하나, 신다운의 금메달 가능성도 아주 낮지 않다.
1000m 경기는 예선, 8강, 준결승, 결승으로 펼쳐진다. 1500m보다 1단계를 더 거친다. 그런데 첫 고비가 중요하다.
신다운은 안현수, 다카미도 유조(일본), 로버트 시퍼트(독일)와 함께 7조에 편성됐다. 조 편성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1500m 결승에서 맞붙어야 했을 안현수를 1000m 예선에서 만났다. 꽤 껄끄럽다.
예선은 32명의 선수가 8조로 나뉘어 레이스를 하는데 상위 1,2위에게 8강 진출권이 주어진다. 객관적인 실력으로는 신다운은 안현수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신다운으로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뒤집어 예선에서 안현수를 떨어뜨린다면, 금메달을 향한 질주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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