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호기심 왕성한 10대 소녀들의 사랑과 성에 대해 그린 영화 ‘몽정기2’(2005)를 시작으로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는 미모에 물오른 20대를, ‘싱글즈’(2003)는 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30대 여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 여성 관객들의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뒤를 이어 ‘관능의 법칙’(감독 권칠인·제작 명필름)은 어느 영화에서도 소재로 삼지않은 40대 여자들의 농염하고 우아하며 발칙하기까지 한 사랑과 성 이야기로 여자영화의 역사를 채우고 있다.
‘관능의 법칙’은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포스를 풍기는 배우 엄정화, 조민수, 문소리가 열연했다. 엄정화는 어린 남자를 만나는 골드미스 신혜 역을, 조민수는 딸 수정(전혜진 분)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 역을. 문소리는 당당하게 관계를 원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 역을 맡아 최고의 연기를 선사한다. 센 이미지가 강한 개성만점 세 배우의 조합은 예상외로 완벽하다. 엄정화는 넘치는 매혹미로 숨은 진가를 발휘하고 조민수는 허당기와 귀여운 매력으로 모두의 예상을 깬다. 문소리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영화 속 웃음을 책임진다.
엄정화와 조민수, 문소리가 표현하는 40대 여자들의 성과 사랑은 10대 못지않게 호기심 넘치고 풋풋하며 20대를 능가하는 열정에, 30대보다 아찔하고 치명적이다. 호감있는 남자가 생기고 사랑에 빠지며, 이별 후에는 몹시도 아파한다는 사랑공식이 그대로 녹아있어 10대부터 40대, 더 나아가 50대 여성들의 공감을 산다. 여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감정과 뜨겁고 아름답게 사랑하는 방법이 친절하게 그려져 20~30대 동생들을 위한 사랑 지침서로 작용하기도 한다.
‘신세계’ ‘은밀하게 위대하게’ ‘창수’ ‘친구2’ ‘남자가 사랑할 때’ 등 남자영화 속에서 ‘관능의 법칙’은 수줍게 스크린에 등장, 여자영화를 기다린 관객들에게 기분좋은 반가움을 안긴다. 특히 이름보다는 누구의 아내이자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라 ‘친구2’ ‘변호인’으로 높아진 40~50대 관객들의 극장 나들이를 부추기며, 어린 친구들에게는 관람 필수 영화로 기억된다.
농염하고 성숙한 40대 사랑이 두근거림과 잔잔한 웃음을 안긴다면, 조민수와 전혜진이 보여줄 모녀지간의 사랑은 눈물샘을 맘껏 자극한다. 때문에 ‘관능의 법칙’은 두근거림과 재미, 감동까지 모두 담긴 선물같은 영화다.
여배우들 못지않게 남성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카리스마 이경영과 친근한 이성민, 훈훈한 이재윤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조민수, 문소리, 엄정화가 가진 사연을 꾸며주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또한 가수 보아가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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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