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유니트는 왠지 내부 공간이 좁아보인다. 이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설업계가 신(新)평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수요자들의 다양한 수납공간 배치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에 다양한 수납공간인 알파룸, 대형 드레스룸, 복도수납공간, 주방펜트리 같은 특화 공간이 배치되다 보니 예전 아파트보다 내부가 좁아 보이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실제 전용면적에는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면적까지 따지면 실사용 공간은 노후된 아파트와 큰 차이를 보인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발코니를 어떻게 넓히느냐에 따라 실사용면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근 노후 아파트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해진다. 2000년 입주한 시흥동 벽산아파트 전용 84.99㎡는 21.4㎡, 2004년 입주한 독산동 중앙하이츠 전용 84.87㎡는 29.1㎡의 서비스면적에 불과해 실사용 면적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서비스면적의 차이의 핵심은 ‘베이(Bay)’에 있다. 베이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말하는 건축용어로 ‘전면 발코니’ 쪽이 기준이다. 그 평면개발의 첫 시발점이 전면 발코니 쪽으로 얼마나 많은 방을 배치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전면 발코니에 거실과 방이 많이 배치될수록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 살기 좋은 아파트의 기본이 된다.
이러한 평면은 꾸준히 진화를 거듭했다. 1990년대까지 2베이였으나 2000년 초 3베이로 늘어나고, 지금은 4베이 혹은 5베이로까지 발전한 것.
또한 2000년 후반까지는 베이의 변화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펜트리(수납공간) 및 알파룸 등으로 공간특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 전용 84㎡ 2베이 3룸
과거 1990년대에는 전용 84㎡ 아파트인데도 2베이, 3룸 구조가 주를 이뤘다. 90년대 초 입주한 분당신도시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아파트는 정사각형이나, 세로로 긴 구조로 아파트 전면부에 거실과 안방 하나 이상 설계가 되기 어려웠다. 아파트 전면부가 남향이라면, 나머지 2개의 방은 북향으로 위치하고 있어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2000년 초반, 전용 84㎡ 3베이
채광이 좋은 전면부에 보다 많은 방과 거실이 배치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2000년대부터는 전용 84㎡에 3베이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베이 바람’이 불면서 아파트 실수요자 사이에는 ‘베이를 알면 아파트가 보인다’는 말이 오갈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2000년 후반에 들어서면서는 전용 59㎡에도 3베이가 적용되기도 했다.
2000년 후반대, 5베이에 양면 발코니 구조
2000년대 후반에 다양한 평면의 진화가 진행됐던 시기이다. 평면도 진화를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은 ‘판교신도시’로 이런 평면의 각축장으로 등장했다. 특히 전용 84㎡에서 ‘ㄱ’자로 설계돼 5베이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도 나왔다. 또 거실 양면에 발코니를 설치한 평면도 등장, 눈길
최근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에 알파룸까지 등장해
최근 들어서는 전용 84㎡에서 4베이, 4.5베이, 5베이까지 다양한 베이 뿐만 아니라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다양한 평면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주부들의 취향을 고려, 다양한 수납공간를 늘리고, 가변형 벽체를 활용한 ‘알파룸’ 평면을 적용하면서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평면으로 진화되고 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