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과 관련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회사는 당초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오후 다시 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20일 이사회 직전에 열렸던 간담회에서 이사들은 우리투자증권 매각의 기존 방침인 ’패키지 매각’과 ’분리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분리매각을 했을 때 공적자금을 더 회수할 수 있는 데도 패키지 매각을 고수하면 배임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반대의견 등이 불거지면서 추가적 검토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이사회가 패키지 매각에 무게를 뒀던 정부안에 제동을 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번 연기의 배경에는 ’절차적 공정성’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이냐는 논란이 있다. 당초 우리금융지주는 4개 회사를 패키지로 파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개별입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에서 NH금융과 파인스트리트는 패키지 전체에 대해 각각 1조15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썼으나 KB금융은 1조원대 초반을 적어냈다. 반면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1조1200억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썼다. 또 파인스트리트는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2개 회사를 인수할 경우 1조2500억원에 사겠다는 제안도 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애매한 입찰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매각자 측이 당초 ’패키지 매각’ 원칙을 밝혔던 만큼 절차의 공정성 등을 감안할 때 패키지 전체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던 NH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합작사인 영국아비바도 NH금융이 제시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별도로 파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이사회에서 논쟁이 진행됐다. 일부 이사가 패키지 매각이 배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견해를 펼친 데 비해 다른 이사들은 개별로 매각하면 쉽게 팔리지 않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패키지로 파는 것이 이득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사외이사 7명 중에 패키지 형태로 매각하는 데 반대한 인사는 2명 안팎으로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준으로 ’재입찰’이 시행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매각자 측은 "재입찰을 받기보다 기존에 제출된 서류를 재검토하고 법률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NH금융은 이번 논란에 대해 기존 원칙이었던 ’패키지 매각’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이
[김규식 기자 / 박용범 기자 / 신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