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서민교 기자] “저, 이 얘기 한 줄만 넣어주시면 안되요?”
전주 KCC 가드 박경상이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취재진을 붙잡았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어색하게 웃으며 던진 한 마디는 뭐였을까.
박경상은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득점인 27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91-71, 20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박경상은 강병현과 김민구가 부상으로 모두 빠진 KCC의 미친 존재감이었다. 특히 3쿼터에만 15점 3스틸을 집중시키며 팀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34-32로 근소하게 전반을 앞섰던 KCC는 3쿼터에만 올 시즌 한 쿼터 최다 득점인 39점을 몰아치며 삼성을 제압했다.
↑ 전주 KCC 가드 박경상이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27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
이어 박경상은 “1쿼터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임)재현이 형이 들어오면서 리딩을 봐줘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쿼터에 수비가 잘됐다. 우리는 분위기를 한 번에 탈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상은 예민할 수 있는 애런 헤인즈(SK)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 그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 헤인즈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경기 중에 오바를 하다 그런 것 같다. 민구가 빨리 나아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다 동업자니까 잘 풀렸으면 한다”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경상은 SK와 악연 아닌 악연을 품고 있는 선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헤인즈 의존도에 대해 SK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헤인즈 사건이 남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경상은 “아마 나한테 그랬으면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텐데 그렇진 않았다”며 웃은 뒤 “그래도 SK를 다음에 만나면 꼭 이기겠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박경상은 취재진의 질문이 끝날 무렵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팀 선배들을 향한 감사의 속마음이었다. 그는 “형들한테 그동안 고맙단 말을 못했다. (임)재현이 형, (이)한권이 형, (신)명호 형
KCC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이다. 그렇다보니 베테랑 선수들이 뛸 자리가 줄어들었다. 박경상은 올 시즌 코트에서 뛰면서 못내 그 부분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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