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어젯밤 일부 정부청사를 점거했고, 태국 정부는 결국 긴급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태국 외교부 청사 앞을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했습니다.
무력시위가 아닌 평화 점거.
경찰도 이들의 진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는 외교부 외에 재무부 건물도 점거했습니다.
시위대의 구호는 현 정권 퇴진.
잉락 친나왓 총리가 지난달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추진하자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고, 사면은 안 됐지만 시위는 더 거세졌습니다.
▶ 인터뷰 : 반정부 시위 참가자
- "탁신 세력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태국 정부가 탁신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태국은 탁신 총리가 2006년 부패혐의로 쫓겨난 뒤 탁신을 반대하는 보수·부유층 세력과 탁신 지지층인 농민·도시빈민으로 분열돼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일요일부터 10만 명 이상으로 불어났고, 탁신 지지자들인 '레드 셔츠' 4만여 명도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정부청사 점거사태까지 벌어지자 결국 긴급조치, 즉 국가보안법을 발동했습니다.
▶ 인터뷰 : 잉락 친나왓 / 태국 총리
- "정부는 긴급조치를 발동할 결정적인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위대를 막기 위해 도로를 봉쇄하고 통행을 금지할 수 있어,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