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 보면 앞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고장 나 있는 것을 종종 보실 텐데요.
주변 차량에 위협이 되는데다 별다른 제재가 없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주행 중이던 앞 차량이 갑자기 멈춰 섭니다.
뒤따라오던 차량도 급히 속도를 줄이면서 부딪치기 직전 가까스로 멈춰 섭니다.
앞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자 뒤 차량도 급정거를 한 겁니다.
실제 앞 차량의 브레이크등 상태는 뒤 차량 주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앞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정상일 때와 불량일 때로 나누어 뒤 차량의 정지거리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실험해보겠습니다."
시속 60km로 달리던 차량이 정상적으로 정지신호가 들어왔을 때 제동을 걸어 완전히 멈춰 설 때까지의 정지거리는 25m.
하지만, 브레이크등이 고장 나 정지 신호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앞 차량이 정지한 것을 뒤 차량 운전자가 제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늦어지고 정지거리도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하승우 /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
- "속도가 빠른 상태에서 (앞 차량) 후미등이 들어오지 않게 된다면 그냥 세워진 고목이나 벽에 차를 들이받는 것 같은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거죠."
문제는 운전자도 본인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브레이크등 고장 차량 운전자
- "(점검) 거의 안 하고 있죠. 본인이 확인하기 어렵잖아요."
심지어 일선 경찰들도 브레이크등 고장 차량 운전자에 대한 처리를 놓고 말이 엇갈립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OO경찰서)
- "단속을 거의 안 하다 보니까요. (해도) 저희는 범칙금만 하니까. 승합은 2만 원으로 돼 있거든요."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서울지방경찰청)
- "범칙금을 끊을 사항은 아니고요. 경찰관이 시정 명령을 합니다."
도로교통법상 경찰이 정비불량 차량에 대해 점검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실상은 단속도 거의 없는데다 처벌도 미미한 수준.
운전자와 관계 당국 무관심 속에 브레이크등 고장 차량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도로 위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