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용인) 서민교 기자] “언니 다시 돌아와요.”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두 베테랑 이미선(34)과 김계령(34)이 11일 18년간 정든 코트를 떠나는 박정은 삼성생명 코치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소속팀 삼성생명과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친언니 같은 동료의 빈자리에 대한 허전함은 컸다.
박정은 코치는 이날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 앞서 감동적인 은퇴식을 가졌다. 박 코치는 은퇴식과 함께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공식 첫 발을 내딛는 날이었다.
삼성생명 이미선이 11일 오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여자프로농구 개막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스타즈 경기에 앞서 가진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박정은(36, 삼성생명 코치)의 은퇴식에서 박정은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용인)=김승진 기자 |
또 프로 15년간 정규시즌 486경기서 평균 13.7점을 기록하며 베스트5에 총 9회 뽑혔고, 여자농구 사상 최초로 3점슛 1000개를 달성하는 위업을 세웠다. 박 코치의 등번호 11번은 이날 구단 사상 처음으로 영구결번 됐다.
감동적인 은퇴식이 시작되자 박 코치의 뒤에서 은퇴를 지켜보던 이미선과 김계령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소속팀 삼성생명과 국가대표팀에서 누구보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동료였기 때문이다.
이미선은 아직까지 박 코치가 코트를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는 듯했다. 이미선은 “한국 여자농구의 큰 별이 하나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어제도 또 ‘언니 그냥 다시 복귀해라’라고 장난으로 얘기했다. 지금 복귀해도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미선은 이날 은퇴식에서 박 코치에게 액자를 전달하며 부둥켜 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김계령도 복받친 감정을 참지 못했다. 김계령은 “언니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진다. 그동안 함께 뛰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잔소리도 많이 해줬는데…”라며 “코치로 옆에 있지만 코트에 없는 언니의 빈자리는 크게만 느껴진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도 “박정은의 은퇴는 팀으로서 고민스러웠던 부분이다. 하지만 후배를 양성한다는 의미로 결정했던 것”이라며 “코치로서도 적극적으로 잘하고 있다. 다른 여자코치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슈팅과 수비에서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줘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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