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은 결과적으로 피고인과 검찰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이 돼버렸습니다.
법원은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당사자는 반발했고 검찰도 즉각 항소의사를 밝혔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죄는 된다고 생각하나 배심원들의 무죄평결을 감안해 선고를 유예한다."
안도현 시인에 대한 이같은 판결엔 재판부의 깊은 고민이 묻어 있습니다.
배심원의 결론을 가급적 따르라고 해놓고 정작 '어디까지' 따라갈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론과 법리, 배심원 평결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 셈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누구도 승복하지 않는 애매한 판결이라는 분석입니다.
당장 안 시인은 '법이라는 거미줄에 걸렸다'고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안도현 / 시인
- "저는 지금 재판관이 쳐놓은 법이라는 거미줄에 걸린 나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검찰 역시 재판부가 배심원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며 즉각 항소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예상대로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에 올가미를 씌웠다고 반발했지만, 새누리당은 아쉽지만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누리꾼들 역시 이번 판결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등 결국 어느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는 판결이 되버렸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