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을 축제가 한창이죠.
수많은 시민이 몰려드는데, 화재 대비는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축제를 하루 앞둔 억새축제 현장에는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되지도 않았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화왕산 억새 축제 화재.
강한 바람을 타고 불이 삽시간에 번졌지만 허술한 안전조치로 대형 참사가 빚어졌습니다.
내일부터 억새축제가 열리는 서울 상암동의 하늘공원.
7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화기함에는 거미줄과 잡풀이 뒤엉켜 있고 심지어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소영 / 서울 쌍문동
- "갑자기 (불이) 났을 때 얼른 꺼내서 사용해야 하는데 안이 너무 조악하기도 하고 억새 같은 경우는 마르면 불이 확 번질 수 있는 건데…."
아예 문이 열리지 않는 보관함도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억새풀 숲 안쪽에 위치한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안전핀을 뽑고 손잡이를 계속 눌러보지만 분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최 측은 화재 대비 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며, 별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
- "당장 11월에 산불조심기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번에 한 번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은 맞고요. 원래 억새밭에 소화기를 둬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지난달부터 드라마 축제가 한창인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
대다수가 목조 건물과 초가집이지만 소화기는 집마다 한 대가 전부입니다.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데 필요한 소화전은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 일반인들이 연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인터뷰 : 경기 용인소방서 관계자
- "민속촌 관계자들이 자체적으로 소방훈련을 해요. 관계자 분들이 초기 진화를 하는 쪽으로 교육하고 있죠. 일반인들이 그것(소화전 이용)을 하기는 좀 어려워요. 위험하고…."
올가을에 열리는 축제는 전국적으로 천여 개.
축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축제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안전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