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의 모인인 대학가요제 동창회 측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 제작발표회를 열고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존속을 위한 의견을 내놨다.
‘대학가요제’는 1977년부터 매 년 각 대학에서 개최된 대학생들의 음악축제지만 지난해 36년 만에 폐지됐다. 이후 신드페플즈 여병섭, 노사연, 썰물 김성근, 김학래, 바위돌 정오차, 참새와 허수아비 조정희, 이정선, 유열, 무한궤도 신해철, 익스 이상미 등이 ‘대학가요제 동창회’를 결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학가요제’ 1회 참가자이자 동창회 명예회장인 여병섭에 따르면 MBC 측은 저조한 시청률과 제작비 문제를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여명섭은 “MBC 임원진으로부터 제작비와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 공연을 한다”고 공연 취지를 밝혔다.
여병섭이 언급한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는 대학가요제를 빛낸 모든 입상자들이 참여하는 최대규모의 특별 공연으로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제2회 ‘대학가요제’ 금상 출신인 가수 노사연은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건강한 자식이 나오듯이 저는 대학가요제 덕분에 건강한 음악을 하면서 건강하게 자랐다고 생각한다”며 “트렌드에 맞춰서 없애는 건 너무 쉽다. 하지만 ‘대학가요제’의 가치, 브랜드를 순간의 시청률, 제작비 때문에 폐지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섭섭하다”고 말했다.
노사연은 “지켜내는 것은 힘들다. 젊은이들이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잘 차려진 밥상을 받고 그냥 자기 생각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건강하고 아름다웠던 것들이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너무 세련되고 단순하고 이런 것에 지쳐가는 지금, 대학가요제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어른들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29회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인 익스 이상미는 “요즘 워낙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다. 노래 할 수 있는 장이,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많은데 굳이 대학가요제? 라고 할까봐 말한다”고 말문을 열며 “내가 참가할 때도 마찬가지고 대학가요제가 긴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속 이유가 된다. 창작곡으로 도전한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상미는 “무대에서 끼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생각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게 대학가요제”라며 “학생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그 통로 중 하나인 대학가요제가 사라졌다는 게 안타깝다. 36년 시간 자체가 가치 있고 의미있다. 요즘 대학생들 취업과 진로선택이 가장 큰 고민이겠지만 놀고 싶지 않아서 놀지 않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