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유’ 제작진은 24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마지막 3부 긴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작진은 이날 오전 대회 참가 학생 중 한 명이 페이스북에 ‘폴란드 club 좋구만 굿’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제작진과 스태프가 21명의 아이들을 관리한다고는 했는데 감당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 측은 “철저히 단속한다고 했는데 (논란의) 사진을 찍은 친구가 아무도 모르게 나가 제작진도 당황한 상황”이라며 “제작진은 꼼꼼하게 한다고 했다. 100마디 말해도 소용 없는 거겠지만, 그래도 실수는 당연히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폴란드 대회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페이스북에 “폴란드 클럽 5시에 마감인데 7분 남았다. 이제 폴란드의 밤도 지나가는구나. 한국 가서 소주나 O나게 빨아야지”라고 적었다. 고교생 신분으로 폴란드 클럽을 출입하고 술을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학생은 15일 오전에는 “오늘 한국으로 가는 데 좋은 추억 너무 많이 쌓고 가는구나. 너무 행복하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송포유’ 방송이 전파를 탄 뒤 누리꾼의 비난이 커지자 그는 “티비 한 시간 나왔다고 악플...자살할란다”라며 속상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또한 “100일동안 같이 한다고 이들이 갱생하거나 모범생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목표를 갖고 수행하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려고 시작한 것”이라며 “100%는 아니지만, 실제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다. 조그마한 변화는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할 순 없지만 최선을 다해 출연 학생들을 앞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아이들의 삶을 같이 잘 끌어갈 것”이라고 사후관리에도 신경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제작진은 또 지난 21일 방송에서 학생들을 인터뷰하며 “폭행으로 전치 8주 상처를 입혔다”, “애들을 땅에 묻었다”, “그냥 쳤는데 기절해 버렸다”는 말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타는 등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한 것과 관련해서는 “자극적인 효과를 위한 편집은 절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100일 촬영한 것을 다 담으려면 12부작 정도 해야 하는데 3부작으로 해야 했다. 짧게 나가게 되니 문제가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 그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트랙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아이들이 변하거나 느끼게 하는 것을 카메라로 담는 게 목표였다.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모든 갈등부터 화해, 선생님들과의 이야기를 담는 게 목표였다. 이런 이야기들이 3부에 모두 담겼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작진은 아울러 SNS 상에서 출연 학생에게 네티즌을 ‘방송도 못 나와본 루저들’이라고 표현한 작가에 대해 “글을 쓴 사람은 ‘송포유’ 작가가 맞다. SNS에 학생들 전화번호까지 노출되고, 전화가 오고 악플이 달리니 학생들이 작가에게 상담을 했다. 작가가 학생을 달래면서 사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최근 대화가 아닌 예전 대화”라며 “아이들이 최선을 다했는데 질타를 받으니 힘들어 해 위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포유’는 가수 이승철과 엄정화가 합창 마스터로 등장해 성지고등학교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학생 42명을 데리고 100일 동안 교육을 시키며 폴란드 토룬에서 열린 ‘국제 코페르니쿠스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획 단계부터 ‘착한 예능’을 표방했으나 ‘일진 미화’ 논란 등에 휩싸이며 ‘문제적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송포유’는 26일 정상 방송을 통해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 등에 대해 전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