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다수의 여배우는 스크린에 비춰진 자신의 ‘아름다운’ 이미지에 집착한다. 그러다보니 배역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에게 배역을 맞추는 무모함을 시도하고, 결국 관객들에게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배우에 대한 혹평은 물론 영화도 흥행에 실패하곤 한다.
문정희는 달랐다. 오히려 몸을 쓰고 구르고, 더 나아가 남루해진 의상에 꼬질꼬질한 분장까지 거침없이 감행하며 “문정희 맞아?”라는 말까지 나오게 할 정도로 파격변신을 한다. 배우인 자신을 돋보이기 보다는, 배역에 충실한 것이다.
전작 ‘연가시’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찬사를 받은 바 있는 그가 이번에는 영화 ‘숨바꼭질’에서도 딸을 지키기 위해 억척스러움도 마다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평소 이미지에 빗대어 보면 여성스럽고 예쁜 역할이 잘 어울린 것 같은 그녀지만 무엇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기에 비주얼부터 압도하는 주희 역을 선택하게 됐을까?
사진=이현지 기자 |
그의 말이 헛됨이 아닌 듯 문정희는 ‘숨바꼭질’에서 반전인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그러기에 미모와 아름다움은 포기했다. 여배우인 그녀도 대중들에게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은 맞다. 하지만 여배우라 예뻐 보이려고 파격변신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배우에게 있어 예쁜 모습이 꼭 중요하냐고 묻고 싶다. 배우로서 욕심이 다 다르듯 전 저만의 욕심이 있다. 이는 역할에 대한 욕심으로, 겉모습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즉 외적인 것에만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는데 목표를 두고 싶기 때문에 파격변신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이렇듯 그는 연기에 대한 의지로 똘똘 뭉쳤다. 하지만 의욕이 넘친 탓일까? 액션이 난무하는 촬영현장에서 부상은 빠질 수 없는 단골손님. 문정희도 이번 작품에서 발톱이 3개나 빠지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이것도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하는 듯 웃어넘겼다.
“키높이 신발을 신고 전력질주를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키높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넘어지고 발로 차고 점프하는 등 액션신이 난무하다 보니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당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 말고도 다른 배우들도 작품에 열심히 임하다보니 다들 부상을 많이 당했다. 그만큼 ‘숨바꼭질’에 대한 자부심과 열의가 있었기에 부상도 감수하고 열연을 펼친 것이 아닐까?(웃음)”
사진=이현지 기자 |
“손현주 씨가 ‘숨바꼭질’에 먼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출연 전부터 마음 한 켠은 든든했다. 손현주 씨라 하면 모두 다 알듯이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 찬 사람이기에 함께 한다면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우리 세 사람은 처음 만나서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최강의 호흡을 자랑했다. 손현주 씨의 연기에 대한 철두철미함과 열정, 전미선 씨의 말없이 부드럽지만 연기를 할 때는 똑 부러지는 성격, 허정 감독님의 꼼꼼한 연출력이 더해져 최고의 작품 ‘숨바꼭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숨바꼭질’은 100억이 투입된 ‘감기’와 맞붙게 됐다. 앞서 ‘감기’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 수애는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수애의 이 같은 대답에 문정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수애와 친한데, 본의 아니게 둘 다 고생해서 찍은 작품이 같은 날 맞붙게 돼 조금은 민망한 상황이다. 물론 ‘숨바꼭질’과 동일한 날 개봉하는 ‘감기’가 신경이 안 쓰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두 작품 다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생했으니 함께 윈윈(Win-Win) 했으면 좋겠다. 물론 최근 영화계를 ‘설국열차’와 ‘더 테러’가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영향이 ‘숨바꼭질’과 ‘감기’에 긍정적으로 미쳤으면 좋겠다.”
끝으로 그는 올 여름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할 ‘숨바꼭질’을 한 마디로 정리해 줬다.
“‘숨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