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2일)이 말복인데요.
아직도 비위생적인 불법 도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처벌과 함께, 물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도축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제기동의 한 건강원.
냉장고 문을 열자 얼린 동물 사체가 잔뜩 걸려 있습니다.
((현장음))
"개, 염소, 도축해 온 염소…"
주변엔 찜통과 전기 충격기, 탈모기, 껍질을 태우는 장비도 있습니다.
업주 41살 이 모 씨는 최근 5년 동안 주택가에서 이 같은 시설을 차려놓고, 흑염소 1천400마리를 불법 도축했습니다.
심지어 축산물에 개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4천800마리의 개도 도살했습니다.
((현장음))
"개, 이거 개! (이건 털 뽑는 거죠?) 예."
최근엔 부산과 경남지역 주택가에서도 무허가로 염소 수천 마리를 도축한 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도심 내 불법 염소 도축이 성행하는 건 도축물량에 비해 정식 도축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불법 도축 업주
- "뭐, (법에 저촉된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죠. 어떻게 먹고살 길이 없으니까. 이거라도 해서 먹고살아야지, 어떻게 해요?"
전국 염소 도축장은 모두 13곳, 불법 도축이 판을 치고, 그 여파로 정식 도축장 일부는 휴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불법 도축 문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도축 환경 개선 등의 대책도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정운호·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