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화성) 임성일 기자] 24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의 출전선수 명단이 발표됐을 때 기자석이 크게 술렁였다. 호주와의 1차전과 견줘 너무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바뀐 정도가 아니라 전혀 다른 팀이 나왔다. 골키퍼 정성룡과 2선 공격수 윤일록을 제외한 9명이 새 얼굴이었다.
김동섭이 섰던 최전방에는 서동현이 출전했다. 2선에는 왼쪽에 염기훈, 중앙에 윤일록, 오른쪽에 조영철이 배치됐다. 호주전의 2선은 윤일록 이승기 고요한이었다. 하대성과 이명주가 호흡을 맞췄던 2명의 중앙미드필더는 박종우-한국영 듀오로 바뀌었다.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던 수비라인도 전원 교체됐다. 왼쪽부터 김민우(김진수)-황석호(김영권)-장현수(홍정호)-이용(김창수/이상 괄호 호주전)의 포백라인이 선발로 나섰다. 전면 수정이었다.
파격적이었다. 국제대회에서 1차전 명단과 2차전 구성이 90% 가까이 달라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1명이 베스트가 아니라 23명이 베스트라 외친 홍명보 감독이다. 사진(화성)= 옥영화 기자 |
배에 힘을 준 선택이었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소집된 23명의 엔트리를 실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기는 단 3번뿐이었다. 사실상 편하게 ‘실험’ 할 수 있는 횟수는 2번에 가까웠다. 28일 열리는 최종전은 아무리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마음먹더라도 1, 2차전 승패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더군다나 상대가 일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일본전이라고 특별히 각오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으나 그래도 한일전은 다른 법이다.
결국 중국전은 홍명보 감독이 스스로 혹은 주변과 타협하지 않고 구성원을 마음껏 가동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 기회를 살린 선택이었다. 포지션의 특수함 때문에 나서지 못한 이범영 골키퍼를 제외한 22명이 모두 필드를 밟았다. 유일하게 출전이 없던 필드 플레이어 고무열도 중국전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10여분을 소화했다.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적잖았던 결정이다. 앞서 언급했듯,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의도가 가장 크다. 연습과 실전은 분명 다르다. 선수들에게 경쟁의식을 고취시킨다는 명분도 있다. 통상적으로 ‘조끼’로 대변됐던 주전팀의 기준을 파괴, 누가 선발이고 누가 벤치에 앉을 것인지는 선수들도 알 수 없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효과가 있다. ‘난 어차피 백업’이라는 맥없는 생각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마지막 3차전을 진짜 정예멤버로 나서기 위한 ‘거름종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을 비교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비교를 한 셈이다. 덧붙여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적절한 체력안배가 가능하다는 효과도 있다.
열거한 장점들로도 소기의 성과는 거둘 수 있었던 파격 수다. 하지만 결과는 얻지 못했다. 또 0-0으로 비겼다. 결과뿐이 아니다. 중국의 전력과 호주의 전력을 동등한 조건이라 보기 어렵고, 실제로 호주보다 중국의 전력이 앞선 면도 없지 않았으나, 중국전의 홍명보호는 호주전의 홍명보호보다 후한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까지 좋았다면 금상첨화이자 ‘신의 한 수’ 이야기가 나왔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다.
3경기 중 1경기는 상당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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