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큼 '경제적'인 것을 좋아하는 국가는 없는 것 같다.
한 번은 우리나라와 달리, 오밀조밀 붙어있는 아파트에 놀란 적이 있다.
"집이 너무 좁아서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에도 일본인들은 큰 것보다는 작고 경제적인 것을 선호한다.
관광객이라면 1박에 '얼마'라고 써있는 호텔숙박비용이 2인 기준이 아닌, 1인일 경우가 더 많다는 것에 놀라기도 한다.
이처럼 일본인들의 '경제적'인 사랑은 자동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히로시마에 갔다가 도로 위의 토요타 프리우스의 행렬에 눈을 떼지 못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빠졌고, 두 번째는 놀라운 연비에 빠졌다.
시승차량을 건네받으면서 "연비 참 좋아요.", "정말 조용합니다."라는 말도 함께 받았는데, 얼마되지 않아 그 말에 더욱 동감하게 됐다.
운전석에 앉아서 본 센터페시아는 위로 올라와있어 미래적인 느낌이 강했다.
다소 플라스틱 마감재가 고급스러워보이지 않다는 점이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전체적인 내부 디자인은 하이브리드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동을 켜고나서도 프리우스는 참 조용했다.
시동을 켠 것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연료 효율성에 최악이라는 시내주행에 특히 탁월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는데도 연료게이지는 줄어들 줄을 몰랐다.
여기다 운전석에서 보이는 에코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속도는 물론, 배터리 잔량 등을 알 수 있게 해줘 효율적인 주행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연비도 국내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최강으로, 국내 공인연비 21km/L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지니고 있다.
연비가 뛰어나다고 주행능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 가지 드라이빙모드로 이뤄져있는데, EV모드와 에코모드, 파워모드가 효율성은 물론, 주행성능까지 해결해준다.
EV모드는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전기모터의 힘으로만 주행하는 기능인데, 시속 40km/h의 속도로 약 1~2km정도 배터리의 힘만으로 저속 주행이 가능하다.
사실 저속으로 주행할 수 밖에 없어 이용은 잘 안하게 된다.
에코모드는 연비를 고려한 기능이다.
'파워나 스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치고 나가는 힘이 떨어진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료 소비를 줄이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데에는 이 만한 모드도 없다.
반면, 파워모드로 변환하면 힘있게 치고 나가며, 무난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귀엽게 생긴 일렉트로 시프트매틱 자체에는 P(파킹)모드가 없고, 바로 옆 버튼이 P모드를 대신했다.
처음에는 헷갈릴 수도 있지만, 금방 적응되고, 오히려 기어변속이 가볍고 쉽게 이뤄진다.
가격은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프리우스 E CVT가 3,130만원, 프리우스 M CVT 3,770만 원, 프리우스 S CVT 4,120만 원이다.
하이브리
하지만 실용성을 따지는 이라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이나연 기자(naye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