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손흥민(함부르크), 그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울려퍼졌을 때 누구보다 가장 뜨거운 환호성이 터졌다. 그만큼 험난한 항로 중인 최강희호를 구할 ‘구세주’이자 ‘해결사’로 기대한 바가 컸다는 방증이다. 활기찬 공격으로 그 기대에 보답했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고대했던 손흥민의 세리머니는 없었다.
1주일 전 한국축구는 답답했다.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고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고도, 골문 앞 집중력 결여로 빈곤한 득점력을 드러냈다. 타개책이 필요했고, 여론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손흥민을 원했다.
손흥민,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을 놓고 최강희 감독도 고심이 깊었다. 이리저리 시험을 한 끝에 손흥민의 선발 출전을 결정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첫 선발 출전이었다.
대표팀 내 ‘톰과 제리’로 통하는 김신욱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된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활기차게 움직였다. 부지런히 뛰었다. 본래 골을 넣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후방으로 내려가기보다는 전방에 머무르며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자 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좋은 호흡을 보였던 김신욱과 콤비 플레이는 좋았다. 제공권이 뛰어난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 지원 속에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비 틈바구니를 뚫고자 했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면서 빈 공간이 많지 않은 데도 손흥민은 재치있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움직임이 괜찮았다. 김신욱과도 경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했는지, 호흡도 좋앗다”고 평했다.
몸놀림도 가벼웠다. 볼 키핑도 뛰어났고, 주변 동료에게 찔러주는 유기적인 패스도 괜찮았다. 전반 19분 감각적인 논스톱 패스로 이근호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뛰던 손흥민은 후반 19분 이동국의 교체 투입으로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날개’ 손흥민은 한결 시원스럽게 돌파를 시도했다. 재기발랄한 움직임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경기 내내 공격의 활기를 띄운 손흥민이었다.
허나 아쉬운 면도 분명 있었다. 경험 부족 탓인지,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공략하는데 퍽 어려워했다. 시원스런 돌파나 결정적인 한방이 모자랐다. 그가 시도한 슈팅은 번번이 수비수의 몸에 막혔다. 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날린 회심의 슈팅도 골문으로 날아가지는 않았다.
손흥민의 탓만 할 수는 없다. 중원에서 패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인 이영무 고양 Hi FC 감독은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을 매우 좋았다. 다만 마무리 슈팅까지 연결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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