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 대화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통일외교팀 정광재 기자와 긴박하게 돌아가는 남북 정세 알아보겠습니다.
정기자! 우선 전격적으로 이뤄진 회담 제의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진행됐는지 짚어주시죠.
【 기자 】
네, 북한은 어제 오전 11시 55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 담화 형식으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해 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 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오후 1시 30분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비공식 입장을 내놓았고, 4시에는 통일부의 회담 제의 수용 브리핑이 나왔습니다.
이후 오후 7시에는 회담 장소와 시기를 오는 12일 서울에서 장관급으로 하자고 역제의했는데요.
이 제안을 받은 북한은 오늘 오전, 12일 실무 회담에 앞서 9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다시 제의해왔습니다.
우리 측은 다시, 북한 측이 요구한 개성이 아니라 판문점을 실무 접촉 장소로 제안했습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의 제의와 우리의 역제의, 또다시 북한의 추가 제의가 이뤄지는 모습인데요. 양측의 기 싸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 기자 】
양측 모두 명분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 측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당국 간 회담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이면서도, 여기에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문제를 덧붙여 전격 제안해왔습니다.
우리 측 주장에 끌려가기 보다는 통 크게 새로운 의제들을 내놓으면서 북한이 회담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우리 측에 회담 장소와 시간을 일임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12일 서울에서 하자고 못박자 다시 '실무 회담'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9일 개성을 1차 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자신 측에 유리한 상황으로 대화 국면을 끌어가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시작된 기 싸움이 자칫 회담에도 영향을 주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군요?
【 기자 】
협상에서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흔히 협상 테이블에 앉는 사람들은, 협상 테이블은 형식적인 과정일 뿐 이미 협상 전에 90% 이상 결과가 정해진다고 얘기합니다.
씨름 선수들이 치열하게 샅바싸움을 벌이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요.
이번 회담이 사실상 우리 정부의 당국 간 회담 제의를 북한이 받아들였단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중국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점도 회담 성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의제 등은 협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생각대로 대화 국면이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 앵커멘트 】
정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