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보온효과를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아끼는 게 지열난방인데, 정부는 업체에 설치비의 50%를 지원해줍니다.
그런데 무허가 업체가 일부러 설비를 부실하게 설치하면서 정부 보조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2년 전 차 모 씨는 난방비를 낮출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땅의 열을 이용한 지열난방 기기를 설치했습니다.
차 씨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난방온도가 예상만큼 오르지 않더니, 급기야 보일러가 오락가락 잘 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지난 겨울에도 지열 난방이 제대로 안 돼 결국 수도관이 얼어 터지며 보시는 것처럼 벽과 천장에는 온통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조사 결과 온도를 유지하는 보온자재가 빠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
게다가 설치 업체는 당시 설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무허가 업체였습니다.
▶ 인터뷰 : 차 모 씨 / 지열난방 설비 피해자
- "본 업체는 하청업체에 미루고, 에너지공단에서는 기다려보십시오…."
해당 업체가 허가 업체와 짜고 차 씨와 계약한 것처럼 속여 공단에서 보조금 천2백만 원을 받은 것입니다.
해당 업체는 설치 직원은 퇴사했고, 차 씨의 오작동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지열난방 설치 업체
- "그 (설치) 담당자는 퇴사한 상태이고요. (A/S) 가서 보면 장비가 또 꺼져 있습니다. "
지난 3년간 지열 난방과 관련해 4백억 원 넘게 지원해온 공단 측은 업체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에너지관리공단 담당자
- "위반 사항을 다 잡아낼 수는 없거든요. 교통법규도 마찬가지지만 다 관리할 수도 없잖아요."
국민권익위원회는 보조금이 잘못 지급된 사례 37건을 확인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