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신곡, 망해도 시사하는 바 있을 것"

장기하와 얼굴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노래에 가격을 붙이지 않고 판매한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신곡 '좋다 말았네'를 최초로 공개했다. '좋다 말았네'는 현대카드뮤직을 통해 음원가격을 소비자가 직접 정해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이 노래를 듣기 위해 1원을 내도, 1만 원을 내도 상관없다.
이날 장기하는 "우리나라 음원 가격에 문제가 많다"며 "음악을 사는 분들 스스로 가격을 정하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음원의 가격을 알 수 있고, 앞으로 음원 시장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하는 "'좋다 말았네'는 음악을 탄생시켜 헐값에 파는 뮤지션들의 심정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의미를 조금은 담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자신은 있는데 아마 망해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기하가 '망해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비단 음원가격의 적정수준 뿐 아니라, 이번 실험이 우리나라 대중들이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나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 멜론,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 음원 사이트들의 경우 거의 대동소이한 상품들과 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지 못했다. 이 처럼 전혀 다른 선택권 주어졌을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한편 현대카드 뮤직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음원의 덤핑거래를 야기하는 무차별 정액제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의 음원 종량제를 지지하는 장기하와 얼굴들과 현대카드 뮤직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것”이라며 “뮤지션들의 치열한 노력과 예술적 성취가 그에 걸맞는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