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디리 옥외 전광판에 2PM의 새 앨범 티저 영상을 상영 중이다. 이 영상은 하루 70회 이상 뉴욕과 런던 시민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카카오톡은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TV 광고 모델로 빅뱅을 기용했다. 빅뱅은 지난해 제주항공의 얼굴이기도 했는데 당시 제주항공은 국제선 노선에 빅뱅의 사진을 래핑 한 항공기를 운항했다.
K-팝 스타들의 모델 기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화장품과 의류 등 뷰티 쪽이다. 동방신기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아시아 모델로 활약 중이고, 샤이니와 에프엑스의 설리, 크리스탈은 에뛰드의 아시아 14개국 모델이다. 소녀시대의 유리는 마몽드의 중국 모델로, 제시카는 바닐라코의 중국 모델이다. 에프엑스의 빅토리아는 입큰의 중국, 대만, 베트남, 몽골 지역 모델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K-팝 걸그룹은 해외에서 트랜디 하고 세련된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일종의 워너비(Wannabe)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한 뷰티 제품들의 모델 섭외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K-팝 가수들이 국내 기업들의 세계진출 첨병 역할을 하는데 싸이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일자 농심과 하이트 등 기존 모델 계약을 맺고 있었던 기업들은 소위 잭팟을 맞았다. 싸이가 모델로 활동하는 것 자체로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싸이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무료 콘서트를 진행하며 진로 소주를 병째 ‘원샷’ 해 화제가 됐다. 이 장면은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 돼 진로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국내 기업은 아니지만 싸이가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는 해당 브랜드 인지도를 8% 끌어올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약 4억 달러(우리돈 약 4천3백억원)의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이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싸이의 광고 효과는 국내 연예인 역사상 최고 수준임에 분명하다.
K-팝 스타의 모델 활용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모델로 기용해 내세우는 것을 넘어 현지화 전략까지 결합해 확대하는 추세다. 카카오의 경우 빅뱅을 모델로 내세우며 현지 인기 스타를 동반 기용했다. 빅뱅은 인도네시아에 방영될 카카오톡 TV 광고에서 인도네시아 대표 여성 싱어송라이터 쉐리나 무나프와 호흡을 맞췄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배우 미두와 함께 출연했다.
카카오 측은 “빅뱅은 지난해 2회에 걸친 인도네시아 콘서트에서 티켓 전량이 매진되고 3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특히 각 나라별 현지 사정과 문화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기업과 제품 홍보뿐 아니라 광고의 온에어 시점을 해당 가수의 새 앨범을 발매시기에 맞춰 윈-윈(Win-Win)을 노리기도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뉴욕과 런던에 LG전자 전광판 2PM 광고가 대표적인 경우다.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2PM의 새 앨범이 5월에 전 세계 아이튠즈를 통해 공개된다. 이에 대한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과 주목도가 높다. 이 때문에 새 앨범 발매시기에 맞춰 해당 기업의 프로모션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팝은 비단 국내 기업과 브랜드의 홍보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까지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독일에서 10년째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윤영진씨는 “과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결정해왔다면 최근에는 K-팝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중이다”며 “삼성, LG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한국 브랜드인 걸 정확히 모르기도 한다. 반면 K-팝은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걸 확실히 알고 있다. 현지인들에게 K-팝 스타가 모델로 출연하는 제품이 한국 브랜드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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