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달빛프린스’를 시작으로 MBC ‘토크클럽 배우들’과 KBS ‘남자의 자격’이 도미노처럼 폐지를 선언했다. 이어 KBS 예능국 관계자는 6일 ‘1박2일’의 개편 소식을 전했다.
예능강국 KBS마저 이렇게 무너지는 이유에는 종편의 가세가 크다. 기존 지상파 예능과 동시간대에 종편 예능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시청률 분산이 시작된 것.
종편 예능의 최고봉을 지키고 있는 MBN ‘동치미’는 지난 2월 2일 시청률 4.868%를 기록, 최고 6.913%까지 치솟았다.
‘황금알’ 역시 지난 2월 18일 방송에서 동시간대 MBC ‘토크클럽 배우들’의 시청률을 꺾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여기에 허참의 ‘엄지의제왕’이 시청률 3.430%(전국 유료방송가입가구 기준)를 기록, 3.1%대를 기록한 KBS2 ‘달빛프린스’를 추월하면서 MC 터줏대감 강호동을 누르고 원조 국민MC 의 자리를 탈환했다.
예능 뿐 아니다.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는 지난 24일 시청률 11%를 넘어서며 동시간대 드라마 MBC ‘아들 녀석들’(6.2%)과 SBS ‘내 사랑 나비부인’(9.9%)을 제쳤다.
이것으로 안정적인 소비자층을 보유하고 있던 국내 기업(지상파 3사)들은 FTA 체결(미디어법 통과) 이후 더 넓은 시장(지상파+케이블+종편)에서 경쟁력 싸움을 벌여야 하는 시대에 발을 들였다.
문제는 자체 콘텐츠에 있다. 이미 넘치도록 많았던 예능 시장에 종편 예능이 가세하면서 그 숫자는 더욱 커졌고, 그 중에서 차별성을 갖기가 어려워 진 것이 사실이다.
이에 기존 지상파들이 연예인 인물 탐구에 집중하는 토크 형식에 머무를 때, 종편은 단순히 토크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크를 통해 정보전달을 하는 인포테이먼트에 모험을 걸었다.
‘황금알’의 경우 ‘고부갈등 처방전’ ‘결혼의 조건’ ‘술 공화국 음주병법’ ‘좋은 부모 백서’ 알아두면 좋은 깨알 같은 정보들로 시청자들과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종편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종편은 개국 후 그간 지상파에서 다루지 않은 실험적인 소재의
환골탈태는 정치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제 지상파도 개편의 바람을 기회로 삼아 오랜 전통을 부끄럽게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경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