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값 비싼 기존의 공기청정기를 탈피, 작고 값 싼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여성 CEO가 있습니다. 바로 에어비타의 이길순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끝에 현재 2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다고 말하는 이길순 대표. ‘정완진의 The CEO’에서 그녀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소녀 이길순은 어떤 아이었나요?
호기심 많고 항상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아이었습니다. 궁금한 걸 못 참는 성격이고 항상 매사에 호기심을 갖고 대했습니다. 제가 7남매 중 막내였는데 하루는 언니들이 입던 옷을 제 취향에 맞게 고쳐 입고 싶다는 생각에 옷을 마음대로 고쳐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무언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궁금함이 생기면 꼭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Q. 주부 시절에도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나요?
네. 항상 살림살이를 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개선하고 싶은 점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스위치를 달아 반찬통을 넣을 때 문이 닫히는 불편함을 없애고 싶다하는 것들이었죠. 주변에서는 이런 저를 항상 ‘재치있다, 기발하다.’하기도 했지만 저는 오히려 ‘왜 이런 불편함을 아무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소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결혼 후 반 지하에 살고 있는 새댁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 지하이다 보니까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았고 새댁도 아이도 감기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한 대 선물해 주려고 했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고 크기도 컸습니다. 필터를 갈아야 해서 유지비도 들었고요. 400만 원의 구매비용에 70여만 원의 유지비용.. 정말 엄두가 안 나는 선물이었죠. 그래서 직접 값도 싸고 크기도 작은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개발을 하게 됐어요. 없는 인맥 있는 인맥 다 동원해서 기술자를 알아보고 바로 개발에 들어갔죠.
Q. 첫 개발은 잘 이루어졌나요?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어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기계가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더라고요. 이미 개발 후에 시장 조사도 하지 않은 채 5000개를 생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다 폐기시켜야 했고 그 손해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 한 채를 팔아 투자했던 만큼 후회도 많았고요. 그 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사업은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Q. 개발 실패 후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일단 제품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부터 살펴봤어요. 아무래도 기존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니만큼 부품 하나하나도 다시 구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부품 시장에 찾아가 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부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한 달에 구두를 두 세 번씩 갈아 신을 정도로 열심이었죠. 그렇게 구한 부품을 가지고 다시 개발에 들어갔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구한 끝에 3년 만에 제품을 완성하게 되었고, 2001년에는 사업자 등록도 했어요.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터넷에 판매망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도 시작했고요.
Q. 판매는 잘되셨는지?
아니요. 마케팅이나 광고 같은 것을 하지 않아서였는지 제 생각과는 다르게 판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홈쇼핑에도 찾아가 봤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제품을 들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제가 노린 곳은 학원이 밀집한 지역이나 PC방 등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공기가 깨끗해야 한다고 설득하면 통할 것 같았거든요. 문전박대 당하는 일도 많았지만 자신감 있게 제품을 설명하는 제 모습을 보고 주문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문량이 조금이지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점점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늘어났고, 어느 날은 주문이 5,000여 개나 들어왔습니다. 드디어 되는구나 싶었죠.
Q. 그때부터 그럼 승승장구인가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또 그렇지 못했습니다. 5,000개를 주문한 업체에 저희 제품이 좋지 않다며 구매하지 말라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저를 모함하려는 세력들이 꾸민 일이었습니다. 이미 생산에 들어간 후였기 때문에 회사는 오히려 3,000만 원이라는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습니다. 당장 회사를 닫아야하는 상황에 처했죠. 막막하던 차에 예전에 저에게 빚을 지었던 지인이 생각났고 이번엔 제가 그 지인의 도움을 얻어 다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Q. 위기 후, 뭔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먼저 저희 에어비타가 기술력이 있다는 것을 인증받기 위해 ‘제네바 국제 발명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제품이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그 때부터 주문이 물 밀 듯이 들어오고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도 작은 공기청정기에 흥미를 가졌고 덕분에 수출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제품에 대한 의심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판매망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홈쇼핑까지 확대 되었습니다.
Q. 회사의 규모는 어떻게 변했나요?
아무래도 매출이 올라가다 보니 회사의 규모도 커졌고 체계적인 운영을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팀과 마케팅팀을 만들고 함께 제품을 개발한 기술자분이 기술이사를 맡으셨습니다. 영업과 수출 업무는 제가 직접 담당하고 관리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주문이 늘어나고 수출도 26개국으로 확대되다보니 다 감당을 하는 것이 힘들어서 영업 사원도 채용을 했습니다. 또 직접 운영하던 공장을 아웃소싱으로 바꾸고 주문이 들어 올 때마다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적자가 나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현재는 20명 정도의 직원이
Q.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
2012년도에 연 매출 40억 원을 벌었는데 저는 목표를 크게 잡아 2013년도에는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홍콩과 유럽에서 교차 판매를 할 예정인데 이 일도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에어비타’를 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전 세계인들이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쐴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