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뜨거웠던 사건 사고를 되짚어보고 의미를 찾아보는<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시간입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서정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참 다양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정표 기자. 새해 첫날부터 안타까운 소식으로 시작하네요. 지난해 마지막 날이었죠?
일산에서 큰불이 났는데 소방관이 화재 진화 도중 숨진 사고가 있었어요?
【 기자 】
2012년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오전 일산 구산동의 한 문구류 제조공장에서 큰불이 났는데요.
화재 진압을 하던 일산 소방서 소속 김형성 소방장이 숨졌습니다.
동료 3명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불길이 너무 세 동료 2명은 밖으로 나왔는데 고 김형성 소방장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겁니다.
화마와 사투를 벌인 끝에 불은 3시간 반 만에 꺼졌지만 고 김 소방장은 싸늘한 주검이 돼 화재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얼마나 큰 불이었기에, 또 소방관이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한 건가요? 며칠 전에도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숨졌잖습니까? 이런 순직 소식 들으면 마음이 무겁군요.
【 기자 】
화재가 난 곳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문구류 창고입니다.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은 삽시간에 건물 4동을 집어삼켰고요.
저희 사건팀 취재 기자도 현장에 상당히 일찍 도착을 했는데 화재가 워낙 커 취재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숨진 고 김 소방장은 동료 2명에게 먼저 "대피하라."라고 말하고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화를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료 2명이 초임 소방관이어서 먼저 챙긴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달 29일 또 다른 일산의 화재 현장에서 김상민 소방대원이 화재 진화를 하다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다 숨지기도 했습니다.
김상민 소방대원과 이번 화재로 순직한 고 김형성 소방장은 같은 일산 소방서 소속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화재 현장, 또는 구조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모두 7명에 달합니다.
말이 7명이지 적은 수치가 아니거든요. 그 가족들은 얼마나 슬픈 지난 한 해를 보냈을까요.
【 앵커멘트 】
소방관들의 처우나 근무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이런 안타까운 순직 소식 더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화재도 없어야겠죠?
'성추문 피해자 사진 유출' 고소 사건에 연루된 검사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얘기 해보죠.
결국 검사가 경찰서에 출석했군요? 현직 검사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 31일 오후 6시 반쯤,
서울 서초경찰서에 의정부지검 소속 K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현직 검사가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경찰이 검사에게 소환 통보는 많이 했지만 단 한 번도 소환에 응한 적이 없었거든요.
K 검사는 피해자 여성의 사진을 최초로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직원에게 사진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성추문 피해 여성의 사진을 검찰 내부 '전자수사자료표 시스템'에서 캡처를 해 파일로 만들어 오라고 지시한 혐의인데요.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K 검사는 검찰 직원에게 사진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것은 맞지만 파일로 만들라고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진 열람 자체는 직무권한 내에서 한 것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K 검사가 직접 사진 파일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지시를 한 것만으로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사실 관계가 파악될지는 미지수입니다.
【 앵커멘트 】
그러니까, 사진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것은 맞는데 파일로 만들라고 지시한 적은 없고, 사진을 열람한 것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검사의 주장이군요?
그런데요, 이날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거의 뭐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죠?
【 기자 】
'007 작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힘든 취재였습니다.
특히 카메라 기자는 이 검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경찰서에서 3시간 이상을 기다렸는데요.
경찰 조사를 받고 정문이 아닌 쪽문으로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갔습니다.
검찰이 경찰에 처음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뉴스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뒀는데요.
그런데 이 검사는 경찰의 소환에 출석 시기를 조율하다 연말, 12년 마지막 날에 쥐도 새도 모르게 출석을 했고요.
취재진의 눈을 피해 교묘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잘한 게 있으면 대내외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검찰이 잘못한 것은 어떻게든 감추기 위해 치졸한 방법을 쓴 거죠.
【 앵커멘트 】
앞으로 조사해야 할 검사가 더 남아있죠?
【 기자 】
이 사건은 애초에 '성추문 검사' 사건의 피해자 여성 측 변호인이 '사진 유포자를 찾아 라'며 경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경찰은 사진 유포가 검찰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검사와 수사관 등 24명을 지목해 검찰에 통보했고요.
검찰은 자체 감찰을 벌여 검사와 검찰 직원 등 6명의 명단을 경찰에 통보를 한 것입니다.
그 중 검사 한 명이 엊그제 첫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이고요.
조만간 경찰은 피해 여성의 사진을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한 검사를 소환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이거 뭐 뻔한 거 아닌가요? 검사 2명, 검찰 직원 4명 등 6명이 대검 감찰본부에서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은 있다고 밝히기는 했는데, 결국 검사들은 혐의가 없다고 나올 것 같고 결국검찰 직원들만 총대를 메는 거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 기자 】
대검 감찰본부도 여론을 의식해 검사 2명을 포함한 6명의 명단을 경찰에 넘기기는 했지만요,
사진 유출은 실무관이 했지 검사가 관여한 정황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도 지난해 말 다시 불붙은 검경 갈등의 한 갈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성추문' 검사, 김광준 검사 사건 등 검찰의 비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진 유포 사건이 터지지 않았습니까?
구색을 갖추기 위해 검사 2명을 포함시켰지만 결국 수사망에서는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고요.
처벌도 안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다음 사건 얘기해 볼까요?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훔쳐가는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요.
이런 몹쓸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잡혔군요.
【 기자 】
네. 서울 수서경찰서는 수도권 일대 예식장을 돌아다니면서 혼주의 친인척이라고 속여서 축의금 800여만 원을 가로챈 3인조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김 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성남 일대 예식장 9곳에서 혼주의 친척으로 가장해 축의금을 훔친 혐의인데요.
수법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축의금 접수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하객이 오면요, 3명 중 한 명이 하객들에게 접근해
혼주의 친척이라면서 축의금 봉투를 대신 내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고선 방명록에 이름을 적을 동안 대신 내주겠다고 해서 봉투를 가로채는 수법을 썼습니다.
【 앵커멘트 】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참 뻔뻔하면서도 대범하군요?
【 기자 】
실제 축의금을 접수하는 사람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 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일명 '바람잡이', 그리고 축의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기계'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나름 치밀하죠?
아무래도 결혼식장이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으니까 이런 범행이 가능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일생일대에서 가장 행복한 날 이런 일을 당하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조심해야겠네요.
【 기자 】
지난 11월에도 용산에 있는 한 예식장에서
축의금 1억 원을 몽땅 훔쳐서 달아난 50대가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혼주 가족이 축의금 1억 원을 2개 가방에 나눠 차량에 보관했는데 뒷좌석 유리창을 떼어낸 뒤 가방을 훔쳐 달아난 거죠.
경찰은 최근 축의금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제 다시 봄이 오면 또 결혼 많이 하실 텐데, 조심 또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서정표 기자, 오늘 사건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