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뿔사, 반주자 민수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던 찰나였다. 자신의 빈자리를 메워줄 반주자로 동주를 영입한 것. 그래도 동주는 10년을 기다렸다. 결국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이지만 민수는 동주를 잘 기억도 못한다.
민수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꽃밭에서’를 들려주려는 동주. 동주는 민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얼떨결에 친구 결혼식 축가 솔로를 맡게 된다. 민수에게 노래 못한다는 사실을 들킬 필요는 없는 일. 동네 음치 클리닉에서 보컬 선생을 소개 받지만, 이 사람이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지저분하고 더럽기는 기본, 가르치는 것도 못 미덥다.
코미디는 웃음을 주는 게 맞다. 그런 점에서 영화 ‘음치클리닉’(감독 김진영)은 일단 합격이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어느 정도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 재밌고 착한 로맨틱 코미디다.
그럼에도 거부감이 없다. 남자들은 내숭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의 내숭도 볼 수 있고,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도 그대로 전해진다. 유쾌하고 발랄한 인물이다. 박하선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에 반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초승달 모양의 눈웃음을 짓고, 애교를 날린다.
윤상현도 꼽지 않을 수 없다. 굳이 냄새를 맡지 않아도 몸과 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날 것 같은 지질한 스타 강사라니…. 그래도 마지막 콘서트 무대에서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팬들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TV 드라마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다. 124분. 12세 관람가. 29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