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팬들은 이 배우의 등장에 좋아할 것만 같다. 극중 짧은 머리와 옆모습에서 슬쩍 현빈의 모습도 보이고, 키도 훤칠한데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여심 홀리는 남자 배우가 될 것만 같다. 제25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으니 연기력도 이미 인정받았다.
“일본 영화제에 간 것 자체만도 큰 기회잖아요. 제 존재를 알리는 것만도 감사했고, 영화제 온 것만 해도 무척 기뻤는데 상까지 주셔서 깜작 놀랐어요. 감독님과 정현 누나가 도와주셔서 받게 된 것 같아요. 상을 받아서 기쁘기도 하지만, 엄마가 다른 사람을 잘 대변해줘서 고맙다고 해준 말도 너무 좋았어요.”(웃음)
‘범죄소년’은 소년원을 드나들던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 중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자) 지구(서영주)가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 효승(이정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보호자가 없어 사고를 치면 소년원에 들어가야 하는 아이와 고등학생 때 아이를 낳고 집을 나갔다가 13년 만에 다시 그 아이를 찾은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두 사람이 부족하지만 가족이 되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서영주는 강 감독, 이정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극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극중 와병중인 할아버지를 화장실에서 씻기는 장면에서 짠하게 극이 이어지길 원하던 감독의 말에 “하나뿐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펑펑 눈물이 날 것만 같다”며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하니 마음껏 생각을 말해 달라”는 강 감독 덕분이었다.
그는 엄마로 나오는 이정현과 남다른 연기 호흡을 펼친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정현을 몰랐단다. “엄마 역할을 하게 된 정현 누나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와’를 부르신 분이라고 하는 거예요. 엄마가 제가 어렸을 때 ‘와’를 따라했다고 하는데 기억은 안 났죠. 설레는 마음이 있긴 했는데 정말 잘해주시더라고요. 현장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제 연기에 리액션 해주시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제가 못해도 다 좋게 받아주시더라고요.”
서영주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됐다. 운동에 재능이 있어 운동선수 혹은 평범하게 공부를 할 것 같았던 그에게 소속사가 생겼고, 보조 출연자 신분으로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을 하러 갔다가 눈에 띄어 조금 주목받는 배역으로 승격(?)됐다. 이후 ‘내 마음이 드리니’, ‘메이퀸’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중앙대부속중학교 3학년인 그는 연기가 재미있어 앞만 보고 달려가기 위해 진로를 연예계로 결정했다. 연기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바람에 인문계 고등학교를 포기, 한국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벌써부터 눈독 들이는 매니지먼트사가 한 둘이 아니다. 현재 소속된 회사가 있기 때문에 영주군의 어머니는 거절해야 하는 전화가 꽤 된다.
롤모델로 주저 없이 배우 김윤석을 꼽은 서영주는 “스타가 되기보다 남들이 볼 때 연기 잘하는 배우로 보이고 싶다”고 바랐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대중이 범죄소년을 바라보는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촬영을 위해 소년원에 갔는데 먼저 다가가면 항상 마음이 열려있는 친구들이었다. 나쁘게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