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정자를 제공하는 현대판 씨내리, 대리부를 아십니까?
수천만 원대를 넘나드는 정자 매매부터 성욕 해소의 수단으로까지 악용되는 대리부의 실태를 (이상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30대 초반의 대리부 이범철 씨.
불임 부부를 가장한 제작진을 만난 이 씨는 철저히 비밀이 보장된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이범철 / 가명, 대리부
- "세 번 경험이 있고요. 서로 간의 비밀이니까요. 그분들과도 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아요. 연락처 다 지우고, 이메일이나 모든 것을 다 지우고…."
방법은 노골적으로 자연임신을 권합니다.
▶ 인터뷰 : 이범철 / 가명, 대리부
- "(인공수정은) 되게 어렵더라고요. 착상하는 기간도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고…. 가임기 때는 임신 확률이 30%를 넘어요."
비용은 매번 다르지만, 한 부부는 그에게 수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합쳐서 3800만 원을 받으신 거예요?)
네, 저는 그렇게 바라지 않았는데, 그분이 고맙다고….」
주로 인터넷 육아 전문 카페를 통해 이뤄지는 대리부와의 만남.
쪽지를 보냈더니 6명 모두에게서 답장이 올 정도로 접근이 쉬웠습니다.
그렇게 만난 23살의 한 대학생은 금전적인 대가는 요구하지 않은 채, 오직 성관계만을 제안했습니다.
▶ 인터뷰 : 김형중 / 가명, 대리부
- "인공수정은 병원을 가야 하잖아요. (저는) 돈을 목적으로 생각한 게 아니니까…."
이런 대리부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게다가 이미 전국에는 140여 개의 합법적인 정자은행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임 부부들은 정자은행보다 대리부를 선호합니다.
▶ 인터뷰(☎) : 박춘선 / 불임부부단체 '아가야' 대표
- "(정자은행은) 기증자에 대한 신상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수한 유전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 대리부를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또 대리부는 처벌 사례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적발 자체가 어렵습니다.
당사자들이 부인할 경우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손호준 /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
- "의심이 가는 사례는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고요. 적절한 정자 기증의 가이드라인을 검토할 생각입니다."
「법망을 피해 음성적으로 퍼지는 대리부.
정부가 나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