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음, 세련된 작곡 스타일과 군더더기 없는 편곡, 농밀히 쌓인 감성은 이들이 긴 시간 동안 차분히 내공을 다져온 뮤지션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들의 나이 스물 넷, 스물 다섯.
조현아(24), 권순일(25), 박용인(25)로 구성된 어반자카파의 새 앨범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에는 앨범 전체가 봄이라는 가벼운 주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총 여섯 트랙이 내는 색깔과 향의 선명한 차이는 잘 가꿔진 정원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든다.
몇 살이냐는 질문이 어느 정도는 익숙했던 듯 싶다.
“칭찬인거죠? 그래도 억울해요. 음악을 듣고 더 나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대부분 20대 후반, 30대 초반쯤으로 보시더군요. 저희 어린것 좀 알아주셨으면‥.” 실제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녀 1명과 소년 2명이 앉아있었다.
이들 세 사람은 8~9년 친구들이다. 그저 같이 노래 부르는게 좋아서 어울렸던 그들이 함께 곡을 만들기 시작하고 첫 앨범을 낸 것이 2009년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커피를 마시고’는 이들의 첫 앨범 수록곡이다.
“모든게 굉장히 조금씩 아주 천천히 진행된 것 같아요. 어느 순간 확 잘된 경우는 아니죠. 사실 지금도 유명한 가수라고 말하기는 민망하잖아요.”
“누군가 우리 앨범을 만들어 준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우리를 개관적으로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 있게 모든 매력, 특히 의외의 것들을 발산하기는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떤 틀이 생긴다면 분명 덜 자유로워 질 것 같고요.”
실제로 어반자카파의 매력은 세 사람이 서로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매력을 우리 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거죠. 우리 아니고는 우리를 더 멋있게 만들어줄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사실 서로에게 가장 큰 역할은 나쁜게 튀어나오는 걸 눌러주는 것인지도‥”(웃음)
여기에는 세 사람 모두 큰 금전적인 욕심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냥 하고 싶은걸 하고 싶은게 정직한 이유다. 어쩌면 어반자카파 멤버 세 사람이 그 합을 맞추는 작업조차 길고 지난한 과정일 수 있다. 그런데 또 프로듀서라니.
어반자카파의 새 앨범은 봄의 감상들이 담겼다.
“그냥 봄이니까요.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고, 거기에는 설렘도 있고, 한없이 길을 걷고 싶은 기분도 있고, 그냥 충동적으로 뭔가를 저질러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어느 때는 무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기고, 그런 느낌들의 곡들을 추려서 앨범을 완성했죠.”
작업과정이라고 해야 특별한 건 없단다. 써놓은 곡들도 있고, 각자 써온 곡들도 있고 같이 연습하면서 놀다가 만든 곡도 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솟은 영감들로 꾸며진 앨범이다.
“말 그대로 특별할 건 없어요. 단지 세 사람의 교집합이여야 하는 것 빼고는요. 그것이 장르적으로 팝이 됐던 R&B가 됐던 중요하지 않죠. 어차피 우리의 교집합이고 어반자카파의 음악이니까요.”
각각의 역할을 하는, 부분의 합으로 완성된 팀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꿈틀거리는 음악 생명체 같은 느낌이다. 갓 태어나 아직 그 꿈틀댐이 역동적이리만치 활발한 생명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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