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에서 회장이나 반장 한 번 하기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데 유리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출마자도 많아졌고, 심지어 학원의 도움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이권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등굣길 선거 운동이 한창입니다.
1명을 뽑는 전교 회장 선거에 7명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출마한 이유는 학교 회장이 이른바 '스펙'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국제중학교나 특목고에 가려면 회장이나 반장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초등학교 6학년
- "나중에 대학교 들어갈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출마했어요."
▶ 인터뷰 : 초등학교 6학년
- "제가 가고 싶은 중학교에 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회장은 물론이고 반장 선거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스피치학원을 다니며 화술을 배우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 학원에서는 일대일 수업을 하면서 연설문까지 만들어 줍니다.
▶ 인터뷰 : 스피치학원 강사
- "저희가 원고를, 학급 회장(반장) 같은 경우 원고를 써드리고 (수업) 3회를 하면 50만 원을 받거든요."
▶ 인터뷰 : 김갑철 / 초등학교 교사
- "스피치 학원이라든지 심지어 연예인들이 다니는 (연기) 학원에 가서 배우고 오는데… 사교육비가 많이 지출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교육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배우는 기회가 되어야 할 선거가 또 다른 입시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