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개월째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를 잡지 못하는 한국은행의 입장도 난처해졌습니다.
임기 절반이 지난 김중수 총재에 대한 평가도 나아지질 않는 모습입니다.
안보람 기잡니다.
【 기자 】
지난 2년간 바쁜 나날을 보낸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에 대한 평가는 냉혹합니다.
무엇보다 물가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유가와 구제역, 한파 등으로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등 물가급등 조짐에 미리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김대식 위원과 최도성 위원이 지난 2년간 7차례나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남길 정도로 물가불안 조짐은 뚜렷했지만, 김 총재의 움직임은 조심스럽기만 했습니다.
▶ 인터뷰 : 이명활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금리를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빠르게 정상화했더라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가계부채 문제도 좀 완화하면서…."
이에 따라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꾼다는 금통위원의 인기도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금융에 정통한 두 명을 염두에 뒀었지만 고사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직을 버리고 갈 만큼 매력적인 자리가 아니었다는 설명입니다.
한은 내부도 시끌시끌합니다.
박사출신 젊은 피를 대거 등용해 '젊은' 한은 만들기에 나섰지만, 내부경륜보다 학위가 우선고려됐다는 불만입니다.
조사국장·거시건전성분석국장·국제국장을 모두 2급 직원이 꿰차면서 1급 부국장들의 위치도 애매해졌습니다.
임기만료를 두 달이나 앞두고 시행된 임원인사는 선임자는 물론 후임자까지도 가시방석에 앉혔습니다.
▶ 인터뷰(☎) : 한국은행 관계자
- "전체적으로 다 충격이었죠. 근데 내부인사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죠."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취임 당시 한은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던 김중수 총재가 남은 절반의 임기를 어떻게 운영해 처음의 목표를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 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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