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를 맞이해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고 호흡기가 허약한 아이들에게 감기가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감기는 잘 낫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스갯말로 ‘약 먹으면 1주일, 안 먹으면 7일이면 낫는다’감기가 요즘은 한번 걸리면 증상도 심하고 10일 이상 가는 경우도 흔하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는 나을 만하면 또 감기에 걸리는 통에 한 달 내내 감기약을 먹기도 하는 등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감기를 면역력 훈련의 기회로 삼아라
사실 감기에 걸리느냐 안 걸리느냐 차이가 생기는 것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달려 있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는 면역력이 부족한 탓이다.
아이누리한의원 대전점 박경남 원장은 “잦은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자체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감기 걸렸을 때마다 무조건 약물에 의존하는 치료습관은 오히려 아이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집에서 생활 관리법으로 이겨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의학에서 감기 증상은 우리 몸이 외부의 나쁜 기운과 싸우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 싸움에 약물의 힘을 쏟아 붓는 것은 용병의 힘을 빌려 적군과 싸우게 하는 것과 같다. 면역력이 나쁜 기운과 맞서 싸우는 훈련의 과정을 약물로 빼앗는 셈이다. 면역력은 실전 경험이 부족해져 강해질 기회를 잃어버린다.
◆ 감기 걸렸을 때 좋은 치료습관
그렇다면 아이가 감기 걸렸을 때 어떻게 돌보는 것이 좋을까? 우선 감기로 열이 나면 아이 몸에 가장 많은 손실이 일어나는 것은 수분이다. 수분 섭취가 아이의 열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열을 발산하면서 빼앗기는 몸의 수분도 보충할 수 있다.
또 소화기관의 기능은 조금 떨어지면서 식욕이 줄어드는데, 이때는 흡수가 잘 되고 열로 인한 수분 손실을 보충할 수 있는 유동식을 먹인다. 비타민 A, C, E 등이 풍부한 배, 포도, 딸기, 치즈, 달걀노른자, 녹황색 채소, 고구마, 시금치, 양배추, 쇠고기 등이 좋다. 수분과 영양 보충에 힘쓰면서 충분한 휴식을 하는 것으로 감기를 떨쳐 낼 수 있게끔 도와준다.
◆ 감기 걸렸을 때 생활 수칙
-물과 비타민A, C, E 등이 풍부한 음식을 먹인다.
-활동량을 줄이고 푹 쉬게 해준다.
-감기약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이겨내게 도와준다.
-열이 나면 최소 3~4시간 정도는 충분한 물을 먹이면서 발열이 되도록 유지해주며, 이후 40℃ 정도의 욕탕에 10분 이상 아이를 담가 두면서 땀이 나게 해 해열시킨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여 소화력을 돕고 기운을 돋아준다.
◆ 감기 달고 사는 허약아를 위해
워낙 타고난 허약체질에 기력이 없고 면역력이 부족하다면 보약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몸에 기운을 북돋우는 것을 보양(補陽)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식보(食補), 동보(動補), 약보(藥補)가 있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으로도 부족할 때 보약을 써서 기력을 보충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꾸 감기에 걸릴 때 엄마가 보약을 먹여 볼까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보약을 건강할 때 먹여야 하는 것으로 오해해, 감기약 먹이느라 그 기회를 놓치고 만다.
한방에서 보약은 기운이 떨어진 증세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할 때 그 증세의 원인이 되는 부족한 기운을 보하고 넘치는 기운은 제어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부족하거나 넘치는 기운이 장기를 허
음식이나 운동으로 보충할 수 없는 영양과 활력을 보충함으로써 아이가 외부의 사기(邪氣)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병수 매경헬스 [sskbss@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