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을 경험하는 연령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10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10대라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미리 맞아두는 것이 좋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피임을 동반하지 않은 10대의 성은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물론 자궁경부암과 같은 바이러스에 특별히 취약하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006년 9월 13∼18세 중·고등학생 7만 1404명을 조사한 결과, 성관계 경험 학생이 평균 5.1%였고, 성관계 시작 연령은 중학교 2학년인 14.2세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단순 비교는 어렵더라도 6년이 지난 최근 한 온라인 리서치 업체가 대학생 1001명의 성경험을 조사한 결과 대학에 입학하기 전인 10대에 성 경험을 했다는 응답이 20%를 넘었다.
10대는 준비되지 않은 임신과 자궁경부암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10대의 성경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시작한 성 경험은 한창때인 20~30대가 됐을 때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했거나, 성관계 파트너가 다수인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대 여성의 신체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물론 10대 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암이 되기 전 상피이형증 상태로 수년을 거치지만, 어릴 때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의 발병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이기철 의사회 위원(자궁경부암연구회)은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성장 중인 자궁경부가 발암물질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의해 노출되면 감염도 쉬울 뿐 아니라 이상세포로 자랄 가능성도 높다”며 “성관계 연령이 낮을수록 자궁경부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0대 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수년간 검진을 하지 않는다면 상피이세포형성증과 상피내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놓쳐 가임기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위원은 “10대들의 이른 성 경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대화를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에
따라서 10대의 경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했더라도 성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년 1회 자궁 정기검진을 받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