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제품값 짜고 올렸지만…

【 앵커멘트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요 가전제품 가격을 담합했다 적발돼 4백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하지만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해 이번에도 실제로 내는 금액은 크게 줄어들게 됐습니다.
소비자들만 억울합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관계자들은 지난 2008년 10월부터 1년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식당에서 세 차례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회사는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세탁기 22개 모델의 소비자판매가를 담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드럼세탁기 값을 60만 원 아래로 내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4개 모델의 공장 출하가를 높이고 판매 장려금 또한 2만 원 낮췄습니다.

두 업체의 전자제품 가격 담합은 세탁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또 식당에 모여 평판TV 값도 논의했는데,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출고가를 높이거나 장려금을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노트북PC도 마찬가지여서 두 업체는 환율 인상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고자 두 차례에 걸쳐 소비자가를 최고 20만 원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는 두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습니다.

삼성전자가 258억 원, LG전자가 188억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 인터뷰 : 신동권 /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 "앞으로 이번 조치로 해당 품목의 판촉 경쟁이 더 활발해지고 가정에서의 세탁기, 평판TV, PC 같은 전자제품의 구입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해 한 회사는 전액 감면을, 또 한 회사는 절반만 내면 됩니다.

두 회사는 지난 2010년에도 에어컨과 TV 값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지만, 그때도 자진신고해 실제 내는 과징금을 크게 줄였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