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법안 발의와 상황이 바뀌면 말이 바뀌는 정치적 행태도 국회에 대한 실망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18대 국회의 부실한 의정 활동은 고정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18대 국회의 외형은 그럴 듯합니다.
지난 6월까지 의원 발의된 법안만 10,359건, 17대 국회의 2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발의 건수의 12% 수준에 불과합니다.
의원들이 단지 실적을 쌓으려고 자구 하나, 오탈자 하나 고쳐서 내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입니다.
건수를 쌓으려는 욕심에 제대로 검토를 하지 않은 채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가, 자신이 낸 법안에 반대 표결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조순형 / 자유선진당 의원
- "특정 이익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법안도 상당수 있습니다. 정당 차원의 심의를 거치고 통제하고 조절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법안 준비 과정 자체도 문제입니다.
▶ 스탠딩 : 고정수 / 기자
- "법안은 의원 열 명만 뜻을 모으면 간단히 발의할 수 있지만, 꼼꼼히 뜯어보는 과정은 미흡하기만 합니다."
국회법은 필수 심사 절차 없이 임의적인 국회 법제실과 입법조사처 검토만 규정했습니다.
국익에 대한 잣대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바뀌기 일쑤입니다.
야당이었던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의원 (2007년 4월 )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수용한 것은 충격적인 일입니다.…대한민국 법 체계가 일거에 뒤바뀌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여당 대표가 되자 말을 바꿨고.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대표(지난 7일)
- "마지막으로 점검해보고 FTA는 처리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한미 FTA 찬성 순회강연을 다니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 인터뷰 : 손학규 / 전 경기도지사 (2007년 1월)
-"한미 FTA는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해야 합니다."
지금은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로서 FTA 반대에 앞장 서 있습니다.
▶ 인터뷰 : 손학규 / 민주당 대표
-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그것으로 끝난 줄 안다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MBN뉴스 고정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