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부작 드라마 ‘나는 살아있다’는 국내 최초로 좀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7일 오후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나는 살아있다’는 예고된 대로 지상파 방송에서 보기 드문 높은 수위로 시선을 모았다.
‘나는 살아있다’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좀비들과의 사투를 특수 분장 등으로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좀비들에게 쫓기는 병원 사람들의 모습, 피칠갑을 한 채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 좀비에게 물어뜯긴 뒤 괴기스럽게 변해가는 후속 좀비 등의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졌다.
다소 잔인한 장면이 노출돼 MBC 자체심의에서 이미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고 ‘19금’ 등급을 받은 ‘나는 살아있다’는 무엇보다 생생한 화면으로 2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갔다.
이야기는 2차대전 말기 일본 731부대가 만들어 낸 합성 바이러스가 한 어부에 의해 발견되면서 출발한다. 임상실험 중 갑자기 살아난 어부에 물려 감염된 부하가 호송된 곳, 백산병원은 실제로는 바이러스 연구소.
하룻밤 사이 좀비들의 세상으로 변한 병원 안에서 진모(백도빈 분)는 딸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수연(정선경 분) 등을 만나, 본격적인 좀비와의 사투를 시작한다.
외국 좀비물과 달리 ‘나는 살아있다’는 단순히 인간을 공격하는 좀비의 출현이 아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부터 시작해 주변 인물이 좀비가 됐을 때 느끼게 되는 인간적 고뇌를 묘사했다.
좀비가 주는 시각적 효과 탓에 이같은 출발점을 되뇌이며 보지 않으면 자칫 흔한 ‘좀비물’로 전락할 수 있지만 ‘나는 살아있다’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점은 특별하다.
연출을 맡은 여인준 PD는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못 사는 경우가 있고, 겉모양이 흉하거나 더러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연출의 변을 털어놨다.
극중 딸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좀비와 사투를 벌인 정선경은 “이런 장르는 데뷔 이래 처음이다. 둘째딸을 낳고 처음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딸을 낳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좀비로부터 일반인을 구출하는 특명을 받은 백도빈은 “좀비 액션씬에서 정적이다 갑자기 돌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기자간 합이 필요했고, 그런 점에서 어려움도 있었다”며 “가장 긴장하며 찍었던 부분은 좀비를 실제로 2~3층 높이 정도의 난간에서 떨어뜨리는 장며니었다”고 떠올렸다.
제작진은 생생한 영상을 위해 고화질 카메라인 레드 엠엑스(RED-MX)로 촬영했고 컴퓨터 그래픽과 음향 등 제작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3D, 2D, 매트페인팅 작업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일반 시청자들에겐 생소하지만 좀비 마니아들에게는 보다 생동감 있는 좀비 액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중 소재에 맞춰 좀비가 되기 전 환자였던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좀비화 후 액션에도 차별점을 둬 디테일을 높였다.
촬영 원본은 한국방송 최초로 24프레임으로 찍은 디지털4K로 후반 색보정을 거쳐 극장 개봉도 계획하고 있다. 11일 오후 11시50분부터 1, 2회 연속으로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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