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명의를 사용해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돈을 주겠다며 노숙인들을 유인해 합숙생활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안산의 한 주택.
안으로 들어가 보니 조금 전까지 생활을 한 듯 쌀포대와 이불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47살 이 모 씨 등은 이곳에 노숙자들을 합숙시키며 이들의 명의를 몰래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씨는 서울역 주변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노숙자들을 유인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 "좋은 일이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 그런 식으로…. 가서 생활하면 돈 받는다 얼마씩…."
지난 8월부터 노숙자들의 명의를 몰래 사용해 이들이 챙긴 돈은 9백만 원.
가짜 명의로 만들어진 통장은 다른 사설업체로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이 업체의 매출이 노숙자 명의의 통장에 그대로 기록됐다는 겁니다.
이 씨 등은 금융거래가 생기면 신용등급도 높아진다는 점을 노려, 신용대출을 받은 다음 대출금을 챙기는 2차 범행까지 계획했습니다.
▶ 인터뷰 : 박정운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제2팀 3반장
-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선 일정기간 거래실적이 필요한데, 그 기간에 합숙을 시키는 거죠."
경찰은 총책 이 씨를 구속하고, 노숙인들을 모집한 52살 원 모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