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 모 씨(31세, 남)는 몸에서 열이 나고 으슬으슬 춥기도 하고 몸 구석구석이 아픈 통증을 느꼈다.
감기몸살에 걸렸구나 생각한 김 씨는 회사 근처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서 복용했지만 날이 갈수록 어깨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져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
결국 병원에 내원한 김 씨는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명도 처음 들어본다는 김 씨는 뼈를 쑤시는 듯 한 고통에 새삼 대상포진이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님을 느꼈다.
최근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감기 환자가 늘고 있지만, 감기증상에 강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감기가 아니 ‘대상포진’을 의심해봐야 한다.
◆겨울철 면역력 약할 시 바이러스 활동 활발
대상포진은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면 나타나며 특히 스트레스가 심해 신체 건강이 나빠지거나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에 많이 나타난다.
온도 차가 심한 우리나라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기력이 허약해지고 신체 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병원을 찾지 않는 일이 많으며 조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로 2~10세 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우리나라 환자 중 74.5%가 '대상포진'이라는 병명을 처음 들어봤다는 말도 있다”며 “그 이유는 '대상포진'이 노인질환으로 알려져 젊은이들한테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근 대상포진은 노인뿐 아니라 20~40대 젊은 층 발병이 계속 증가해 더 이상 노인질환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통증과 물집이 특징
대상포진은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과 물집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전신 권태감이나 발열,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몸의 한쪽 부위에만 심한 통증이 온다. 바이러스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이다.
가슴, 허리, 팔, 얼굴 순으로 통증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이 병의 특징인 피부 반점과 물집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물집이 있기 전엔 의사들조차 병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오진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다.
◆초기 치료 놓치면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어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수주나 수개월, 혹은 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젊은 사람도 치료를 빨리 받지 않으면 이 통증이 수주일 또는 한 달 이상 갈 수 있다. 특히, 기력이 쇠약한 노인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지 않으려면 평소 감기몸살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면서 몸의 한쪽으로만 느껴지는 통증이 있을 때 피부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증 심해 피부치료와 통증 치료 병행해야
대상포진에 의해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물집 발생 후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주사하면 발진이 빨리 가라앉고 통증을 완화하며, 포진 후 신경통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대상포진에 나타나는 통증은 매우 심해서 많은 환자들이 수면장애, 피로, 우울증을 호소하므로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도 사용한다. 치료 도중에는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아야 한다.
대상포진 예방은 평소 건강관리에 힘써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
대상포진은 수두에 비해서는 전염성이 아주 낮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어린이, 노인, 환자 등과는 직접 상처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