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폐기물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친환경 사업단'이 공사의 발주처인데, 친환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천의 '새터교'입니다.
포크레인이 다리 기둥을 부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이 다리도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더 튼튼한 다리를 세우기 위해 경기도 광주시는 38억 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기존의 다리를 철거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공사 현장에서 생긴 콘크리트 폐기물이 하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 갑니다.
침사지와 오탁방지망이 설치돼 있지만, 폐기물을 걸러내기엔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박평수 /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콘크리트 파쇄부터 철근 선별 작업까지 모두 다 하천에서 이뤄지고 있고요. 콘크리트 찌꺼기가 하천으로 전부 흘러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이보다 더 나은 공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공사 관계자
- "어떠한 식으로 해도 발생하는 (폐기물은) 비슷하게 생깁니다. 절단하면 더 많이 나와요. "
구청 측은 문제를 알면서도 비용 때문에 친환경 공법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경기 광주시청 관계자
- "비용을 생각 안 한다면 주변을 다 파서 (다리를)통째로 들면 좋죠. 비용을 따진다면 너무 과도한 거죠."
모든 지역이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곤지암천엔 각시붕어와 모래무지, 쉬리 등 다양한 토산 어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폐기물이 수중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인터뷰 : 김진홍 / 중앙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콘크리트 잔재물이 물고기 아가미에 들어가게 되면 어류 서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생물은 성장에 많은 지장을 받습니다."
환경은 아랑곳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공사에 상수원 오염을 넘어 생태계 파괴까지, 우리 하천이 멍들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