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지난 7월말부터 지속된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북부 지역에 위치한 방콕은 10일이 넘도록 침수사태가 계속되면서 감염병 등 2차 피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런 피해에 안전할까? 작년 여름 서울 남부지역에 시간당 100ml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피해를 입었다. 흔히 사람들은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가 아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의해 장출혈성대장균과 비브리오 패혈증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을지의대 임지선 교수는 10일 오후 2시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열린 ‘기후변화건강영향 종합학술포럼(질병관리본부와 기후변화건강포럼 공동 주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임 교수는 2001~2010년 법정감염병 신고자료, 2002~2010년 식중독 신고자료와 기상청 기후자료를 이용해 수인성·식품매개성 감염병 발생과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 강수량, 습도와 세균성이질과 장티푸스는 음의 상관성, 장출혈성 대장균은 양의 상관성을 나타냈고, 파라티푸스는 강수량과는 양, 습도와는 음의 상관성을, 비브리오패혈증은 기온 및 습도와 양의 상관성을 보였다.
시기별로 세균성이질은 겨울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과 비브리오패혈증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뚜렷한 계절성을 지님을 알 수 있었다.
연령별로는 세균성이질은 6~8세 학령기 아동청소년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은 0~5세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에서 장티푸스와 파라티푸스, 비브리오패혈증은 40세 이상 성인에게서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세균성이질은 서울, 강남에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은 서울, 광주에서, 장티푸스와 파라티푸스는 서울, 부산, 경남에서, 비브리오패혈증은 경기, 전남, 경남에서 유의한 상관성을 나타냈다.
임 교수는 “장기적인 기후의 변동에 의해 질병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감염병은 장출혈성대장균과 비브리오패혈증이었다”며 “특히 장출혈성대장균은 서울, 광주, 경기지역의 0~5세 소아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인구로 파악돼 이 지역 소아에 대한 장출혈성대장균 감시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21세기말 연평균 기온 4℃·강수량 17% 증가
아울러 21세기말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4℃ 상승하고, 연강수량은 17% 증가할
기상청 기후과학국 조주영 박사는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 소개와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21세기말 4℃ 정도 상승하고, 특히 겨울철 기온상승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21세기말 연강수량은 17% 증가가 전망되고, 8월과 9월의 강수량 증가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