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회사를 증권시장에 상장시키고는 돈을 빼돌린 조직폭력배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조폭이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이 아닌, 우량주가 주로 거래되는 코스피 시장을 넘본 것은 이례적입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가치가 440억 원에 달했던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조직 폭력배가 개입하면서 상장업체로는 최단 기간인 9개월 만에 상장 폐지됐습니다.
▶ 인터뷰 : D 리츠사 관계자
- "회사 자체가 이제 존립이 없어요. 직원들도 다 나갔고요."
업체 대표 이 모 씨는 회사를 증시에 입성시키려고 자본금을 모았지만, 일이 풀리지 않자 익산 역전파 출신인 조 모 씨를 경영진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조 씨는 조폭들에게서 55억 원을 빌려 자본금이 마련된 것처럼 꾸몄다가 곧바로 빼냈습니다.
이렇게 모두 230억 원을 잠시 빌렸다 되갚는 가장납입을 서슴지 않았고, 국토해양부와 거래소까지 감쪽같이 속여 증시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상장되자 조 씨는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60평짜리 고급 아파트를 사고 명품 시계를 임원에게 돌리는 등 무려 56억 원을 흥청망청 쓴 겁니다.
조 씨는 회사가 문을 닫기 직전까지 필리핀 카지노에 투자하겠다며 개미 투자자를 울렸습니다.
▶ 인터뷰 : 김희준 /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조직 폭력배들이 코스닥을 넘어서서 코스피까지 진출해 분탕질하면서, 선량한 개미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조 씨를 구속 기소하고, 창업자 이 모 씨와 조폭 나 모 씨 등 15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