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차벽봉쇄 '위헌'…일선 경찰은 불만

【 앵커멘트 】
경찰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서울광장을 완전히 에워싸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과도한 조치라는 것인데 일선 경찰은 차벽보다 더 효율적인 수단은 없다며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6월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가 열렸습니다.

시민들이 몰리자 경찰은 경찰버스로 서울광장을 둘러싸는 이른바 차벽을 설치했습니다.

추모 행렬이 자칫 건너편 서울광장에서의 불법·폭력 시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때문이었습니다.

민 모 씨 등 참여연대 간사 9명은 서울광장 통행을 막은 것은 위헌이라며 경찰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위헌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불법 폭력 집회나 시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 최소한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박준희 / 헌법재판소 공보관
- "그렇게 포괄적 전면적인 통제는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섰다는 취지입니다. 다른 덜 제한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차벽 설치를 아예 금지한 것은 아니라며,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선 경찰은 집회 시위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사람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앞으로 어려워지겠는데요. 집회 대비를 한다고 한다면 집회 시위 참석하는 인원은 많고 우리 인원은 적을 수밖에 없는데…. "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경찰은 이미 원천봉쇄 개념의 차벽설치는 하지 않고 있다지만 그 기준이 모호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질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