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을 노린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연장 하나 없이 그럴싸한 말 몇 마디로 집 안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 뻔뻔한 수법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최근 두 달 새 이곳에 사는 6가구가 털렸습니다.
모두 아이들이 '아빠 친구'로 생각했던 한 남성의 소행입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자
- "아이한테 '아빠 친구가 집에 왔다가 갔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2~30분 걸려 집에 와보니 돼지 저금통과 카메라 렌즈가 없어졌습니다."
47살안 모 씨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초등학생들을 꾀어 집 안으로 함께 들어갔습니다.
부모를 안다거나 집에 방사능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는 말로 순진한 아이들을 속인 겁니다.
집으로 들어간 안 씨는 아이들의 시선을 돌린 뒤 이방 저방을 돌며 귀중품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안 모 씨 / 절도 피의자
- "집에 아빠 있는지 물어보고 들어갔습니다. 저쪽 방에서 청소하라고 한 다음에 훔쳤습니다. 애들이 믿으니까요. 어리니까…."
14차례에 걸쳐 안 씨가 훔친 금품은 2천1백여만 원어치.
CCTV와 경비원이 적어 출입이 자유롭고 맞벌이 가구가 많은 서민 아파트가 범행 표적이었습니다.
▶ 인터뷰 : 임홍기 /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장
- "낯선 사람이 집에 가자고 하면 바로 부모에게 전화해서 내용을 확인하도록 평상시 교육하는 것이 …."
경찰은 안 씨를 구속하고 훔친 물건을 사들인 74살 이 모 씨 등 장물업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서복현입니다. [sph_mk@mk.co.kr]